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클럽과 주점 등에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들의 안일함을 꼬집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어린 자녀가 있거나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나오면서 세대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 빠르게 확산(사진제공=연합뉴스)

경기 안양시는 22일 일명 '1번가'로 불리는 안양 최대번화가인 안양역 인근의 일본식 주점 '자쿠와'를 최근 방문했거나 주변을 다녀갔다고 신고한 시민이 1천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자쿠와에는 지난 3일과 14일, 15일, 17일 등 최근 4차례에 걸쳐 용인 73번 확진자(26·남성)와 군포 33번 확진자(20대 남성)가 다녀갔다.

당시 이들과 함께 술을 마신 안성 3번 확진자(28·남성)와 수원 55번 확진자(20대 남성) 등 현재까지 최소 7명의 확진자가 자쿠와와 연관됐다.

시 보건당국은 자쿠와와 관련한 자진신고자 1천여명 중 전날까지 180명을 검사했다. 이들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자쿠와가 있는 6층짜리 건물에는 편의점과 오락실, 고시텔, 멀티방 등이 입점해있고 이 건물 앞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1번가 공원이 있어 자쿠와와 관련, 시 보건당국에 신고·상담하는 시민과 연관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자쿠와는 신천지 사례 이후 한동안 이어진 진정세를 최근 멈추게 한 이태원 클럽에 이어 또 다른 집단감염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전날 정오 기준 206명이다.

자쿠와와 이태원 클럽 그리고 최근 잇단 확진자가 나온 인천 코인노래방까지 신천지 사례 이후의 집단감염이 주로 10·20대가 찾는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지역 맘카페에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걸려와서 가장 약한 사람들이 죽어간다", "코로나 사망자가 10대, 20대 위주라면 4∼50대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이렇게 놀러 다니셨을까"라는 글들이 최근 잇따라 올라왔다.

이 글에는 "마음 아프다", "생각이 없는 건지 배려를 모르는 건지 의지가 부족한 건지 젊은이들 답답하다", "젊은이들이 가슴 깊이 새겨듣고 느껴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길 바란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서울의 한 맘카페에는 "먹자골목 다녀왔는데 차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라 남편한테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가 무섭지 않은가 봐' 했더니 남편이 '저 사람들은 지킬 애가 없잖아'라고 답했다"는 글이 게시됐고 많은 회원의 공감을 받았다.

어린 자녀가 있는 30대 외에도 청소년기 자녀를 둔 중장년층이 주 회원인 인터넷 카페에서도 비슷한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지역 부동산·교육·학군 정보 카페에는 "수많은 자영업자가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데 젊은이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 결여가 개탄스럽다"는 글이 올라왔고 공감한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젊은 층이 자주 찾는 곳은 아예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수원시민 김모(52) 씨는 "수원 인계동이나 안양 1번가, 범계역 인근 등 주변에 젊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평소에도 갈 일이 별로 없었지만, 요새는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다"며 "휴가 나온 군인 아들에게도 그런 곳에 되도록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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