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문제 때문에 지방보다는 교육여건이 비교적 좋은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도시에서 지방으로 내려와서 자녀 교육과 자비량선교사역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교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덕주 목사(천안주복교회 청년부, 체험농장어린왕자, 카페어린왕자)의 사역이 화제가 되고 있다.
 
용인에서 목회를 하다가 충남 아산으로 내려간 이유가 홈스쿨링을 위해서였다고 고백하는 이목사로부터, 가정목회에서 시작해 지역을 살리는 마을목회로의 사역에 대해 들어본다.
 
 ▲자녀의 홈스쿨링을 위해 지방으로 내려와 체험농장어린왕자, 카페어린왕자를 운영하며 자비량 목회와 마을 목회로 사역하는 이덕주 목사 부부. ⓒ데일리굿뉴스

Q. 수도권에서 생활하다가 지방으로 내려오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용인에서 목회를 하다가 아산으로 내려간 이유는 홈스쿨링을 위해서였다. 나는 기독교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자녀를 키우는 것을 목표삼고 있다. 그런데 홈스쿨링이 아니면 세상문화와 아이들이 구별되기 힘들고, 삶에 하나님의 방법을 적용시키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상추 한 번 심어본 적 없는 내가 아산에서 목회를 시작한 것은 자녀들을 위해서다. 그래서 아산에 내려온 첫 해는 학교를 휴학한 자녀들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캠핑도 가고, 자전거로 아산에서 팽목항까지 여행하기도 했다. 현재 저는 매주 가정예배를 드리며 성찬식도 한다. 자녀들이 홈스쿨링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으로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신앙경험을 위해서 나는 가정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Q. 현재하고 있는 사역과 일을 소개하신다면?
 
A. 아산에서 첫 가정교회의 시작은 아파트 33평 거실이었다. 토요일 어린이전도협회 새소식반을 통해 아이들이 전도되던 중, 최고 4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아파트 아래층에서 민원이 들어왔다. 그래서 집 근처 6평짜리 컨테이너를 빌려 예배를 드렸다. 교회만 시작한 것이 아니다. 공장이 들어서려고 할 때는 주민들의 대변인으로, 주민들의 배려로 오픈한 작은 도서관 관장과 총무로, 음악회나 축제를 통해 마을 살리기에 앞장서는 일로 지역사회를 섬겼다.
 
Q.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을목회를 소개하신다면?
 
A. 전도를 위한 목적으로 마을 복지를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으로 살아가면서 그리스도인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노력한다. 저는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농촌에 있다 보면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들이 있다. 그러면 마을에 필요한 문화 복지를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저는 특색 있는 <문패 만들기>를 했는데 특색 있는 문패 만들기 사업을 통해서 그 집에 사는 모든 가족들의 이름을 쓰고 문 앞에 걸어줬다.
 
그러자 어떤 분들 중에는 평생에 처음 자기 이름이 걸린 문패를 보며 감격스러워하는 할머니도 보았다. 또한 마을 축제 중 하나로 가을음악회를 진행했다. 행자부 지원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통해 마이크 앰프 등을 셋팅하고 가을 음악회를 했다.
 
코로나사태 이전에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가수 분들을 초청해서 콘서트도 열고 음악회를 가졌다. 마을극장도 열어 마을 경로당에 영화를 상영했다. 어르신들이 참 좋아하셨다. 그 뒤로부터 복음을 전하면 만나는 분들이 쉽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경제적인 부분이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2015부터 사과밭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자비량 목회를 시작한 계기다.
 
Q. 교회사역과 동시에 카페와 다양한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게 있으시다면?
 
A. 평일은 카페 및 사업을 해야 하고, 주일날은 예배를 드려야 하기에 쉬는 날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못 보내고 있는 게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로 가장 힘이 든다.
 
두 번째로는 함께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들이 워낙 다양하고, 많아서 동역하려고 오시는 분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나간다. 그러면 혼자서 많은 일을 감당하는 게 육체적으로 지친다. 종종 저는 다양한 사역을 해오면서 한 사람 때문에 목회자들이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는 것 같다.
 
Q. 한때 유행처럼 카페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겼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교회의 기능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자비량선교를 위해 카페교회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어느 분께서 통계를 제게 보여 주셨는데, 자영업 순위 중에 카페가 1위, 교회가 3위였다. 하루에도 수많은 카페와 교회가 생겨나고,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였다. 카페교회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데, 정말 힘든 일이다. 교회사역에 포커스를 더 맞출 것인지, 카페사업에 맞출 것인지는 목회자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나는 카페사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카페가 자리를 잡아야 교회사역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카페에 오면, 교회라는 분위기는 전혀 없다. 다만, 곳곳에 제가 만든 십자가 몇 개가 있을 뿐이다. 단골고객들은 내가 목사라는 걸 알지만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단골손님들에게 카페를 오시는 이유를 물어보니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넉넉히 주는 인심과 친절한 사장님의 모습 그리고 스스럼없이 대화가 통하는 걸 장점으로 꼽는다.
 
카페교회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패러다임을 잘 정립하길 당부하고 싶다. 전통교회의 방법으로 교회를 하지 않아도, 이미 예수님을 구주로 모신 내가 교회이고, 우리 가정이 교회이고, 믿는 우리들의 모임이 교회임을 저는 말씀 드리고 싶다.
 
뿐만 아니라 지금 일하는 이 카페가 교회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굳이 이 손님들이 주일날 우리 교회에 나와서 등록하지 않아도, 그들을 우리 교회 성도요. 권사요, 집사처럼 섬겨드리면 된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일하며 웃을 수 있다. 그리고 카페에 오시는 분들 중에서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인다면 정말로 귀한 일이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은용 선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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