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의 주체인 가계의 예금 증가율이 지난해 5년 만에 투자 주체인 기업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연합뉴스)

투자 주체인 기업 예금 증가율이 지난해 저축의 주체인 가계의 예금 증가율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가계 저축이 줄 것으로 전망돼 재차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기업예금 잔액은 456조 8,5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425조 8,778억 원)보다 7.3% 늘어난 수치다.

기업예금이 450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작년 말 현재 가계 예금 잔액은 668조 9,500억 원으로, 2018년(618조 4,400억 원)보다 8.2% 증가했다.

가계가 기업보다 높은 예금 증가율을 보인 것은 2014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통상 가계는 전체 경제에서 저축의 주체로, 금융기관이 가계의 저축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투자의 주체인 기업이 이를 빌려 시설 확충 등에 쓴다.

예금 증가율은 2014년 가계 5.7%, 기업 3.4%였으나 이듬해 가계 5.4%, 기업 8.3%로 역전됐다.

기업예금 증가율은 2016년 10.2%로 더 확대됐다. 그사이 가계 부문은 3.9%로 줄어 격차가 커졌다.

이후에도 2018년까지 예금 증가율은 기업이 가계보다 높았으나 지난해 순서가 뒤바뀌었다.

그간 기업예금 증가율이 높았던 것은 기업 소득이 늘었지만 투자나 임금, 배당으로 흐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의 예금 증가율이 더 높은 현상은 전 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가계나 기업 모두 여건이 좋지 않은데 특별히 가계가 받을 코로나19의 충격이 기업의 충격보다 더 크지 않을까 싶다"며 "가계의 예금 증가율이 올해는 작년보다 뚜렷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커 올해는 다시 기업의 증가율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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