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을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근 인도 등 남아시아 지역에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최근 인도 등 남아시아 지역에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뉴델리 병원 중환자실의 의료진. (사진출처=연합뉴스)

인도 당국의 전망에 의하면 수도 뉴델리의 누적 확진자 수가 7월 말이면 55만 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6월 10일 현재 3만 1,000명 수준인 누적 확진자 수가 앞으로 50일 동안 17배 이상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 국가수도지구(NCT, 일명 뉴델리 또는 델리 주) 부총리는 전날 뉴델리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2∼13일 만에 두 배로 불어난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시소디아 부총리는 "이달 말이면 누적 확진자 수가 10만 명이 될 것으로 보이고, 7월 15일에는 22만 5,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델리 NCT는 연방 직할지로 인도 행정체제 상 정식 '주(州)'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델리 주' 또는 이 지역 내의 작은 행정구역의 이름을 따 '뉴델리'로도 불린다. 이 지역 면적은 1,484㎢로 서울의 2.5배 크기다. 인구는 1,900만 명가량.

뉴델리에서는 현재 하루 1,000∼1,500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 억제 관련 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00∼400명 수준에 불과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인공호흡기 등 의료 인프라도 포화 상태다. 평소에도 열악하기로 소문난 인도의 의료 서비스 여건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뉴델리 당국은 현재 8,821개의 일반 병상, 582개의 중환자용 병상, 산소 공급 가능 병상 3,590개, 인공호흡기 468개 등을 확보했다.

당국은 신설 병원, 호텔 시설 등을 동원해 이달 중·하순까지 2,000∼3,000개 이상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뉴델리 내 주요 경기장과 결혼식장을 임시 병동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소디아 부총리는 "7월 말까지 8만개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용 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7만 6,583명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9,985명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규모는 지난달 초 하루 3,000명 안팎에서 불과 한 달 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다만, 하루 신규 확진자 증가율은 최근 3%대 후반으로 다소 낮아졌다.

인도의 이날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7,745명으로 전날보다 274명 증가했다. 인도 각 주 중에서는 '경제 수도'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의 누적 확진자 수가 9,78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디아TV는 "9일 뭄바이의 확진자 수가 5만 1,100명을 기록,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武漢)의 확진자 5만 34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남부 타밀나두 주 첸나이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주의원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편 인도와 마찬가지로 남아시아 각국도 최근 봉쇄 조치를 대폭 해제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385명 늘었다. 발병 이후 최다 수치다.

파키스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1만 3,702명이며 사망자는 2,255명이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금까지 7만 1,675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9일에는 3,171명의 감염자가 발생, 하루 신규 확진자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5만 658건 검사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는 2만 2,14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현지 의료 인프라가 사실상 붕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방비 상태로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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