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깡 하셨나요?” ‘1일 1깡’은 하루에 한 번 비의 노래 ‘깡’ 뮤직비디오를 시청했냐고 묻는 인사말이다. ‘월드스타’로 불렸던 가수 비가 2017년 발매한 앨범 타이틀 곡 ‘깡’ 때문에 역주행의 아이콘이 됐다. 3년 전에 나온 뮤직비디오가 역주행을 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 갈무리(사진제공=Genie music 유튜브)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비를 만난 이후, 비의 ‘깡’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1,200만 뷰까지 넘어서는 등 인기를 넘어 대중들에게 또 다른 콘텐츠를 양산해 내고 있다.
 
▲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로 인해 '밈' 현상이 주목받는다. 음원차트에는 4일 기준, 35위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유튜브 및 멜론)  

이런 현상을 만든 것은 대중들이 콘텐츠 소비를 리드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과격한 어깨뽕을 한 채 커버댄스를 올린 한 여고생 유튜버를 시작으로 ‘깡’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하고 즐기는 게 문화가 됐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밈’과 ‘댓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밈(Meme)은 1976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할 때 처음 등장했다. 지금은 ‘밈 현상’이라고 불리면서 특정 사진이나 영상이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소비되면서 하나의 유행이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밈 현상에 따른  ‘깡’ 뮤직비디오의 역주행이 가수 비에게 반가운 일은 아니다. 비의 노래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라는 평을 받으며, 조롱 섞인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러 온 사람들로 인해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제는 대중이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라며 “온라인 탑골공원, 깡 신드롬 모두 ‘밈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새는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돼 콘텐츠 제작 주도권이 대중에게 넘어온 면이 있다”며 “대중이 콘텐츠 소비를 리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밈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는 김영철의 '사딸라',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를 들 수 있다. 이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모두 최근에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게는 수년에서 십수 년이 지난 과거의 콘텐츠들이 SNS 등을 통해서 대중에 의해 재평가받기 시작하더니 새롭게 재생산되기까지 했다.
 
▲ 가수 비가 4일 농심의 새우깡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제공=농심)  

4일에는 농심에서 ‘깡’ 신드롬으로 화제가 된 가수 비를 새우깡 광고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농심이 ‘비’ 모델 발탁의 이유로 한층 젊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과거 대중은 방송이 주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보기만 했지만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발달하면서 쌍방향으로 재가공된 콘텐츠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방송 역시 인터넷에서 트렌드가 생기면 그걸 방송 소재로 삼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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