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봉 목사. ⓒ데일리굿뉴스
헨리 블랙가비 목사는 영적 리더십을 ‘하나님의 의제(God’s agenda)를 향해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속에 포함된 5가지 요소를 기술한다. 나는 헨리 블랙가비 목사가 그것을 잘 기술했다고 생각하고, 그 요소들을 간단히 살펴보면서 영적 지도자의 임무를 설명하고자 한다. 그래야만 비전의 올바른 이해와 영적 리더십과의 연관성이 더 뚜렷해진다.

첫째. 영적 지도자의 임무는 사람들을 그들이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리로 인도하는 것이다. 영적 리더십은 사람들을 하나님의 의제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므로 영적 리더는 하나님의 의제(agenda), 즉 하나님의 뜻을 이해한다. 다시 말해서 리더는 어디로 가는지를 알고, 어떻게 그곳에 이르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만약 리더가 그것을 모른다면 그 사람은 참된 리더가 아닐뿐더러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방향을 잃고 방황할 것이다(잠 29:18). 그래서 영적 리더십과 비전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나는 과거에 대학생 사역에 대하여 관심 있던 한 전도사에게 “당신은 하나님께서 지금 캠퍼스에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보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대학생 사역을 위한 리더로 부르신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렇다 할 사역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영적 리더는 하나님의 의제를 보고 자신이 먼저 그것을 향해 달려갈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그리로 인도하기 위해 영적인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만약 영적 리더가 자신의 지위, 무력, 세속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타락한 것이다(렘 5:31). 반면에 참된 영적 리더인 바울은 간사한 속임수를 사용하지 않았고, 자신이 먼저 하나님만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았다(살전 2:3-6). 이처럼 영적 리더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옳은 방법은 하워드 가드너가 잘 말한 것처럼 설득과 본보기이다.

영적 리더의 임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하나님의 의제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리더를 따르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뜻에 순종했으면 리더는 자기 임무를 다한 것이다. 반면 영적 리더가 사람들을 하나님의 의제로 인도하는 데 실패했다면, 그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리더십은 결과로 측정된다. 그래서 영적 리더십을 공부하다 보면, 참으로 겸손해지는 것을 느낀다.

둘째. 영적 지도자들은 성령님께 의존한다. 궁극적으로 사람들 속에 영적 변화를 가져다 주시는 분은 성령님이시므로 영적 리더는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한다. 하나님께서 영적 리더에게 하나님의 목적과 뜻을 보이시면, 영적 리더는 자신이 먼저 그 일에 온 삶으로 동참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비전을 나누고 그들을 인도한다. 이때 매우 중요한 것이 있다. 영적 리더는 하나님의 행하심과 비전을 성령의 인도를 따라 가감없이 나누고, 성령께서 그들 마음 속에 역사하셔서 그들에게 하나님의 비전을 보게 하실 뿐 아니라 그 비전에 온 삶으로 동참하게 하시도록 오직 성령을 의지해야 한다.

영적 리더는 사람들에게 그 비전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리더가 청중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들이 결단하도록 영향을 끼친다. 어떤 리더들은 자신이 성령의 감동을 받았다면서 성도들에게 자신이 받은 감동대로 해야 한다고 강요하기도 한다. 또 어떤 영적 리더들은 자기가 세운 목표에 사람들이 헌금으로 동참하게끔 온갖 감언이설과 다양한 예를 가지고 그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이것은 모두 전적으로 타락한 것이다. 성령을 의지하지 않는, 하나님이 없는 수단과 방법들은 전부 타락한 것들이다.

그래서 헨리 블랙가비 목사는 그의 책 『영적 리더십』에서, 리더가 설득하려고 하는 비전은 하나님께서부터 나온 비전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 비전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라면, 리더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비전을 나눌 때 성령께서 듣는 사람들의 마음 눈을 열어 그것을 보게 하시고 그것에 동참하도록 인도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영적 리더들은 자신이 인도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이 인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행하심을 보고 온 삶으로 동참하는 삶을 살도록 그들을 양육하고 훈련시키는 것은 결국 영적 리더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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