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 주사 맞는 여자 어린이 환자(PG)(사진제공=연합뉴스)

고3 이하 등교 수업이 27일 시작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이어 이른바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까지 나오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질환은 현재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발생해 13개국으로 퍼진 상태로, 국내에서는 정부가 감시체계를 가동한 지 하루 만에 의심 사례가 등장했다.

방역당국이 전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 의료기관에서 2명(10세 미만 1명·10대 1명)의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1명은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 정의에 부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명칭 그대로 두 개 이상의 신체 기관에 중증 상태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린 소아·청소년은 대체로 고열과 발진, 안구충혈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병원체)이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환자 상당수가 코로나19 진단검사나 항체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의료계에서는 소아·청소년들에게 다기관염증증후군이 발병하는 원인으로 우선 면역 과잉반응을 꼽는다.

일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상이 약하거나 나타나지 않는데 이는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면서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잘 물리치기 때문인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간혹 면역반응이 과하게 나타나면 의도치 않은 염증을 일으킨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코로나19에 걸려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젊은 층에서 드물게 사이토카인(신체의 방어체계를 제어·자극하는 신호물질) 폭풍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만 공격해야 하는데 여러 장기를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소아·청소년 가운데서도 드물게 나타나는 반응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의심 사례가 실제 다기관염증증후군이 맞는지, 또 코로나19에 의한 것인지 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일부 환자의 진단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코로나19와의 연관성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의심 사례로 보고된 2명 역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보건당국은 이들이 최근 코로나19를 앓았다가 회복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정밀조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현 대한소아감염학회 회장(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코로나19와 관련성이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며 "국내에서도 관련성이 없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고, 아직은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과도하게 강조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