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99명을 태운 파키스탄 여객기가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공항 주변 주택가에 추락해 97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 주택가로 추락해 불탄 여객기 잔해(사진제공=연합뉴스)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국제항공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PK8303편)가 22일 오후 2시 45분께 신드주 카라치 진나공항 인근 주택가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수차례 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에서 1㎞도 안 된 곳에 떨어졌다.

탑승 인원은 항공 당국의 두 차례 정정 끝에 승객 91명과 승무원 8명 등 총 99명으로 파악됐다.

신드주 보건 당국은 이날 오전 "97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생존자는 2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라치시 관계자는 "80구 이상 시신을 수습했으나 완전한 현장 정리에는 2∼3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기에 한국인 탑승자는 없고, 미국 국적자는 1명으로 확인됐다.

탑승자 상당수는 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이둘피트리' 명절을 즐기기 위해 집을 나선 파키스탄인 가족 단위 여행객으로 전해졌다.

사고기가 주택가로 추락하면서 여성과 아이들 수십 명도 다쳤다.

사고 당시 남성들은 이슬람사원에서 열리는 금요합동 기도회에 참석 중이었다.

사고기 생존자가 처음에는 3명으로 알려졌으나 1명은 주택가에 있다가 부상한 여성으로 파악됐다.

'기적의 생존자'는 사고기 앞줄에 앉아 있던 펀자브 은행장 자파 마수드와 무함마드 주바이르라는 또 다른 남성이다.

가벼운 상처만 입은 무함마드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고, 눈에 보이는 것은 화염뿐이었다"며 "나는 어떤 사람도 볼 수 없었다. 단지 그들의 비명만 들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벨트를 풀고, 약간의 빛이 보이자 불빛을 향해 갔다. 3m 정도 높이에서 뛰어내려야 했다"고 덧붙였다.

생존자들은 안정적인 상태로 전해졌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카라치 공항 인근 모든 병원은 사상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중이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항공기 사고로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며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희생자와 가족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항공 당국은 사상자 수습이 완료되는 대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다.

사고기 조종사가 관제소에 기술적 결함을 호소한 뒤 연락이 두절됐기에 기계 결함에 무게가 쏠린 상태다.

'LiveATC.net'이라는 웹사이트에는 사고기 조종사와 관제사의 마지막 교신 내용이라며 "엔진을 잃었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파키스탄 8303"이라고 말하는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익명의 항공 당국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착륙 전 기술결함으로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사고 원인을 결정짓기에 이르다"라고 말했다.

파키스탄국제항공은 지난 2016년 12월 7일에도 소속 국내선 여객기 PK661편이 이슬라마바드에서 75㎞ 떨어진 산악지대에 추락해 탑승자 47명이 전원 숨졌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