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간 인천 한 코인노래방.(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술집과 노래방을 통해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면서 좀처럼 연쇄감염의 고리가 끊기지 않고 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클럽을 직접 방문한 사람보다 클럽발 확진자를 통한 'N차 감염', 즉 2∼4차 전파로 감염된 접촉자들이 늘어나면서 200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전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96명으로, 이 가운데 N차 감염자는 101명에 달한다. 특히 클럽 방문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3차 감염자는 25명, 4차 감염자는 4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코인노래방은 N차 감염이 폭발적으로 일어난 대표적 장소 중 하나다.

방대본은 코인노래방 4곳(락휴코인노래방·가왕코인노래연습장·별별코인노래연습장·탑코인노래방)에서 코로나19 감염자의 반복적인 대량 노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천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건물 2층 탑코인노래방 방문자 가운데 확진자가 연일 나오는 상황이다. 이 노래방은 이태원 클럽 방문 뒤 확진된 학원강사의 제자와 그의 친구가 다녀간 곳이다.

고3 등교 첫날인 20일에는 해당 노래방을 방문했던 고3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인천시 5개 구 66개 학교 학생 모두를 귀가 조치했다. 앞서 탑코인노래방을 이용한 택시기사와 그의 아내 및 아들, 20대 택시 손님 등도 무더기로 감염됐다.

술집도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을 부추기는 장소로 꼽힌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일본식 주점 '자쿠와' 방문자 중 확진자가 발생, 이와 관련 경기 용인, 안성, 수원 등지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해당 술집을 다녀간 확진자 중 한 명은 용인 강남병원 직원이다. 이 직원이 확진된 후 한때 병원이 코호트 격리까지 되면서 폐쇄되기도 했다. 안성에 거주하는 20대 남성도 술집을 다녀온 뒤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노래방·술집 모두 밀폐된 공간 특성상 감염자의 비말이 곳곳에 많이 묻어날 수 있어 코로나19가 더욱 잘 전파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천병철 고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비말은 테이블이나 문고리에 묻을 수도 있고, 공기 중에 떠 있을 수도 있는데 노래방과 술집은 모두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환경이라는 게 문제"라며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호흡기계 감염병 유행 기간에는 해당 시설에서 환기 및 소독에 더 신경을 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노래방과 술집처럼 코로나19가 더 쉽게 전파되는 시설에 대해 위험도에 따라 차등 관리하는 등 추가 방역대책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밀접·밀폐된 공간 등에 대해 여러 가지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지표를 토대로 위험시설의 등급이나 위험도를 분류하는 체계를 만들어 전문가 자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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