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불륜·이혼 시각 달라져
성경 토대로 올바른 가치관 전파해야
퇴색되는 가족의 의미…가정사역 선택 아닌 '필수'


소재만으로 이미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것, 수많은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로 전락할 위험성을 안고서라도 ‘불륜’이라는 소재를 택하는 이유일 것이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열풍이 거세다. 단순한 불륜 드라마가 아니다. 사랑과 맹세로 맺어졌던 부부 관계가 파국을 맞았을 때, 그 충격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자극적으로 그려낸다. 드라마가 함의하는 내용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문제는 특히 크리스천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스틸 컷.

섬세한 심리 묘사, 과도한 이입 우려

영원할 줄 알았던 인생의 반려자가 지옥에서 온 배신자로 둔갑하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사랑과 배신, 증오, 복수를 다룬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아내가 우연히 알게 된 남편의 불륜으로 시작한다.

드라마는 아내 지선우(김희애 분)의 시선에서 그가 믿었던 부부 관계가 한 순간에 깨져버리는 과정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머플러에 붙어있던 긴 머리카락 한 올은 선우를 단단하게 감싸고 있던 세계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 후 ‘부부의 세계’는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불륜, 이혼,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드라마가 방연된 그 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3월 넷째 주 콘텐츠영향력 평가지수 집계에서 ‘부부의 세계’는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또한 상승세를 이뤄내며 매회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심리 스릴러에 가까운 ‘인물의 감정선 묘사’는 여타의 드라마와 차별되는 지점이자 인기 요인으로 언급된다. 작은 의심에서부터 심적 고통, 복수로 가는 감정변화를 촘촘하게 그려내 강력한 몰입감을 낳았다는 평가다.

이렇듯 섬세한 ‘심리 묘사’로 불륜 소재의 드라마가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은 한국교회가 경계해야할 지점이다.

최근 내담자와의 상담사례를 소개한 하이패밀리 김향숙 대표는 “거의 회복 단계였는데 ‘부부의 세계’를 보고는 동화돼 가정을 깨버리겠다며 왔다”면서 “미디어를 통해 비성경적인 가치관이 자리 잡은 것이다. 드라마 속 인물에 과도하게 이입하다 보면 자연스레 가치관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불륜 드라마에 비해, 최근에는 외도를 한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거나, 인물의 감정 묘사가 강해지고 있다. 불륜을 처리하는 과정 역시 이전과는 다르게 훨씬 치밀해졌다. 개인의 욕망과 정체성, 감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1990년대 초반까지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하고 권선징악의 결론으로 끝나는 것이 불륜 드라마의 정석이었다. 그러나 2000년 대 들어서는 ‘밀회(2014)’, ‘공항가는 길(2016)’ 등 대다수 불륜 소재의 드라마가 상황과 인물 심리에 주목하면서 공감을 얻었다. 단순한 권선징악이나 이상적인 결론에 이르지 않는 경우도 많아졌다. 불륜, 이혼, 돌싱('돌아온 싱글'을 줄여서 이르는 말로, 사별이나 이혼으로 혼자가 된 사람) 등의 이야기가 보편화 돼버린 사회상을 반영한 변화다.

불륜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 불륜의 이유로 ‘현재의 연인보다 더 끌리는 상대를 만나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판사와 변호사들은 “2015년 2월 간통죄가 폐지된 뒤, 바람피운 상대를 대상으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연애와 결혼, 가족 형태가 출현하고 비혼, 이혼과 ‘돌싱’과 ‘졸혼’ 등도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가정의 의미와 중요성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의 세계’는 결국 이 같은 현실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부부 관계와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특히 크리스천들에게는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는 세상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어떤 이유에서건 욕망에 휘둘려 ‘가정을 깨는 행위’를 합리화하는 시각은 위험하다. 또한 부부 사이를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가 깨지면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 ‘불안정한 관계’로 인식해서도 안 된다.

전문가들은 그릇된 인식이 확산하지 않도록 크리스천들이 올바른 가치관를 전파하고, 사회 문제에 ‘대안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불륜, 이혼 등은 드라마 단골 소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성경을 보면 십계명에 ‘간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성경 말씀에 기초해 올바른 가치를 전파하고, ‘부부의 세계’를 반면교사 삼아 가정해체와 같은 사회 문제에 교회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향숙 대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 안이 가득 채워져 있으면 세상 가치가 파고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면서 “가정사역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말씀의 토대 위에 가정이 세워지도록 돕는 교회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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