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한국 발(發) 여러 이단·사이비 단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세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신천지 역시 마찬가지다. 가정파괴, 위장포교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신천지는 중국과 미국, 호주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월 신천지 증거장막에서 발표한 해외교도 수(그래픽=김동현 기자)ⓒ데일리굿뉴스


신천지는 ‘전 세계를 통일하고, 이만희 교주가 영생불사(永生不死)해 온 세계의 왕이 된다’는 ‘만국 통일’ 교리를 주창한다. 해외 포교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천지가 이미 국내 144,000명 교도 수를 훌쩍 넘겼고, 국내 조직 성장률이 떨어져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초 신천지가 발표한 해외 교도의 수는 2019년 기준 약 31,800명, 전체의 13% 정도다. 신천지는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제외하고 중국과 미국, 몽골, 남아공, 필리핀 등 29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공식적으로 신천지 교도가 있는 나라는 40개에 달한다는 이단 전문가의 주장도 있다. 하지만 신천지는 특정 지역에서 교도가 120명 이상 모여야 개별 증거장막으로 인정하고, 교도 개인이 포교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신천지 자체에서 발표하는 통계 외에 정확한 수치를 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세력 중국에 집중, 교포·조선족 노려

 

해외에서 신천지 세력은 중국에 특히 집중돼 있다. 중국 신천지 교도는 대련, 상해, 북경, 장춘 등 19개 도시에 분포해 있고,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는 해외교도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8,440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는 235명의 교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선교사와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는 주로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 중국에서는 조선족을 대상으로 포교를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구사하기 때문에 다른 현지인을 포교하는데 훨씬 수월하다는 게 이유다.

 

실제 신천지에서 국내 조선족 교회에 들어와 몰래 포교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국내 조선족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ㅎ’교회에서는 조선족 신천지 추수꾼이 교구장을 포섭해 다른 성도들을 신천지로 끌어들이려 한 일이 있었다.

 

이 교회 전도사는 “어느 순간 집사님이 교회에 안 나와서 알아봤더니 신천지가 교인들 전화번호를 알아가서 문자를 보내고 성경 공부를 하자며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족 교회 사례처럼 신천지는 정통교회에 추수꾼을 보내는 위장 잠입을 하는가 하면 금전이나 이성적으로 유혹해 신천지 교리 공부를 하도록 끌어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교회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은 “성도들이 신천지에 빠져 신앙이 변질되고 교회가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중국인 목회자의 제보에 따르면, 신천지 여 교도가 교회 제자양육 모임에 들어와 동료 남자 성도에게 접근해 불륜을 저지른 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한 가정이 깨지고, 해당 교회의 제자양육 모임이 중지됐다.

 

중국 H교회 유요셉 목사는 “교회 안에서 믿음을 키워오던 성도들과 제자들이 신천지의 위장포교로 넘어가고, 담임목사와 성도들 사이를 이간질해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단이 활개를 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애국심을 떨어뜨린다며 단속을 하게 되는데, 결국 기존 정통교회 선교사까지 추방당하고 위상이 떨어지는 피해를 받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덧붙였다.
 

 ▲신천지는 해외에서 종교색을 지운 위장단체 HWPL, IWPG, IPYG 등을 통해 '전쟁종식과 평화'를 외치면서 외국인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출처=HWPL 영상 갈무리)


교포·유학생 많은 국가 ‘신천지 주의보’

 

호주와 독일, 뉴질랜드 등 교포나 유학생들이 많은 국가에서도 신천지의 위장포교가 빈번해지고 있다. 대부분 한인교회에 들어와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신천지로 유인하는 방식이다.

호주의 경우, 유학원에 근무하던 신천지 교도가 이름을 바꿔가며 6개 한인교회에 출석해 유학생에 접근했던 사례가 있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진용식 목사는 “호주 뿐 아니라 뉴질랜드, 독일에서도 유학생들이 신천지에 미혹되는 일이 상당하다”며 “자녀가 유학길에 있다면 신앙관을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단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신천지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이단·사이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지 교회가 이단에 제대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천기독교회관 이단대책상담실장 현문근 목사는 “선교사들이 이단에 관한 관심이 적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먼저는 관심을 갖고, 이단에 대한 정보나 자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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