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이주민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의 반대로 교회에 나오지 못하거나, 자진해서 한국을 떠나는 성도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주민 선교 사역자들은 타지에 와서 어렵게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주노동자들이 자칫 믿음을 잃게 되진 않을까 걱정이 많다.
 
 ▲지난 주일, 파주 광탄면에 위치한 열방교회에 성도들이 코로나19예방 수칙을 지키며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데일리굿뉴스

코로나로 이주민 사역 '난항'···떠나는 성도 많아져

지난 주일, 교회 정문엔 코로나19 예방 지침이 붙어있었다. 성도들은 안내에 따라 각종 소독과 체온 검사를 마치고 예배당에 입장했다. 하지만 모인 성도는 단 4명.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인근 공장 사업주들이 대부분 교회 가는 것을 막았다.
 
네팔 이주민 사역을 8년째 하고 있는 열방교회 유병설 목사는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외출 금지가 내려진 성도들을 위해 페이스북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하고는 있지만 목회자나 성도나 답답한 건 사실이다. 더욱이 한국에 와서 처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성도들에게 이 상황은 큰 난관이다. 유 목사도 "말씀의 공백과 예배의 공백이 생겨 이주민 성도들이 신앙을 잃을까 염려가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성도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이주 노동자가 모인 교회 특성상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모여 활발한 정보 교류와 신앙 교제를 하는데 모임 자체가 쉽지 않다 보니 안부조차 나누기 어렵다.
 
열방교회 성도 족 따망 씨는 "이전엔 다같이 모여 예배도 하고 식탁 교제도 했는데 코로나가 터진 이후엔 친구들을 볼 수 없다"며 "빨리 코로나가 끝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주일, 러시아권 이주민 사역을 하는 파주 예본교회 예배당이 텅 비었다.ⓒ데일리굿뉴스

"성도들 다시 모여서 함께 밥 먹고 차 마시는 일상 기다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권 이주민 사역을 6년째 하고 있는 예본교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평소라면 가득 차야 할 예배당이 텅 비었다. 식탁 교제도 중단된 지 오래다. 예본교회 오군자 목사는 이런 경우는 평생 처음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오 목사는 "성도들이 떠날 때마다 자식이 집을 나가는 심정"이라며 "평생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기도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잠시 고국에 돌아갔다가 항공편이 끊겨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성도도 있었다. 오 목사는 "한국에 들어와서 병원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데 못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부부 중 한 사람이 비자가 만료돼 부부가 생 이별을 한 경우도 있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주민들을 섬기는 교회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민 선교 사역자들은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 같이 모여 예배할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다시 성도들이 모여서 그 전처럼 식탁 문화도 하고 봄이 오니까 나들이도 같이 갔음 좋겠고 차 마시면서 얘기하고 평소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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