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을 계기로 위기를 맞았다. 특히 영생불사를 주장하는 이만희 교주 사후 ‘포스트 이만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 신천지의 '포스트 이만희'가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교리를 교묘하게 바꾸는 '교리변개' 작업으로 이만희 죽음을 대비하고, 모세에 이은 '여호수아'라는 성경 인물을 등장시킬 것이라고 이단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모세에 이은 ‘여호수아’ 등장…교리 변형 시도

현재 신천지는 이만희 지지파와 반대파, 중도파 등으로 나뉜다. 이만희 교주의 본래 부인 유모 씨가 집권하거나 인천지역 마태 지파장을 지낸 양아들이자 조카 이모 씨가 유력한 후계자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본지 취재 결과, 신천지는 이미 교리를 교묘하게 바꾸는 이른바 ‘교리변개’ 작업으로 이만희 죽음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종교중독연구소 유원선 소장은 “시대별 구원자 중 하나인 모세의 죽음을 이만희 교주의 죽음과 연결 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세를 따랐던 1세대는 다 죽고, 여호수아를 따르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식의 교육을 통해 이만희 교주를 모세와 같은 선지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만희 교주 후계자로 ‘여호수아’라는 새로운 인물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이다.

유 소장은 “신천지는 시스템이 굉장히 탄탄하다”며 “이만희가 사망하더라도 이 교주는 영적인 존재로 남겨두고, 12지파가 똘똘 뭉쳐서 분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부산 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분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신천지가 유재열의 장막성전에서 갈라져 나왔고, 이미 새천지라는 이름의 분파가 생겼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탁 교수는 “‘교주에 대한 신격화’와 ‘비성경적인 교리’를 특징으로 하는 이단들은 교주가 사망한 후 다양한 진로를 보여주고 있다”며, “돈과 충성도 높은 신도가 많고, 교리와 조직이 안정적일수록 교주가 사망해도 쉽게 몰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흥종교와 이단은 위기를 맞으면 ‘와해, 분란, 성장, 분파’ 중 하나로 형태를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이 탁교수의 의견이다.

먼저 ‘와해’의 형태를 살펴보면 박태선의 전도관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한다. 1990년 박태선 교주가 사망하자 신도 대부분이 떠나며 전도관은 급격한 세력 약화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1931년 영생교 등의 아류 분파가 등장하고, 최근 천부교를 통한 조직 재건 시도가 나타났지만 역시나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보고 있다.

‘분란’의 경우, 통일교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2012년 교주 문선명이 사망 후, 부인 한학자를 토대로 한 분파가 형성돼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의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지만 하나님의 교회가 이에 해당한다. 1985년 안상홍 교주 죽음 이후 분란과 분파가 있었지만 후계자로 등장한 장길자와 김주철을 중심으로 급격한 세력 확장이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탁 교수는 ‘분파’는 가장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한다. 통일교 문선명 교주에 이어 등장한 JMS의 정명석, 유재열을 ‘배도한 세례요한’이라며 세력을 끌어모은 신천지의 이만희 교주가 주요 사례라는 것이다.

이단 전문가들은 “이단 조직 내에서 교주가 사망하더라도 이 조직들이 어떤 모습으로든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단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교회 안팎으로 탄탄한 방어체계를 구축해 기성교회가 신앙을 잃지 않도록 힘써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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