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상도 달라졌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늘었고, 학생들 역시 개강이 미뤄지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천들은 이번 사태를 발판 삼아 사순절 기간을 깊게 묵상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경건한 삶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나태했던 마음을 되잡고 사순절 기간을 경건하게 보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각자 자리에서 성경말씀·기도에 집중…'성경필사'

요즘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거나, TV 시청에 빠져 있는 등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며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크리스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일예배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기도회와 모임 등이 취소되면서 교회의 소속감과 건강한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크리스천들에게서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있는 이번 시점을 전환점 삼아 주님과의 거리를 좁혀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사순절 기간을 맞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경건하게 보내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교회에 출석하는 황선옥(35) 씨는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자신의 신앙을 굳건히 하기 위해 사순절 성경필사를 시작했다.

황 씨는 "코로나19로 함께 모이지는 못하지만 사순절을 맞아 각자의 삶 속에서 예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걱정하고 근심하기 보다 말씀과 기도에 힘써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사순절 기간이지만 외부활동이 자제되는 이 시기에 성경필사는 각자의 자리에서 성경말씀과 기도에 집중하기 적합하다는 것이다.

황 씨는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필사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시작하게 됐다"며 "사순절 기간인 만큼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따라가기 위해 요한복음을 1장부터 매일 한 장씩 필사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황 씨가 성경필사를 이어오면서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 손으로 직접 쓰다 보니 손목에 무리가 오고, 또 필사가 의무나 형식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필사를 지속하면서 점점 더 깊이 있는 묵상을 할 수 있었다는 게 황 씨 고백이다.
 
 ▲코로나19로 예배나 모임이 모두 취소됐지만, 사순절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특별 새벽기도를 쉬지 않고 이어 오고 있는 청년도 있다.ⓒ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위기 가운데 '거룩'을 회복할 때…'특별 새벽기도'

코로나19로 예배나 모임이 모두 취소됐지만, 사순절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특별 새벽기도를 쉬지 않고 이어 오는 청년도 있다.

서울 서초구 새로운교회를 출석하는 윤지인 씨(28)는 매주 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5시 50분에 진행하는 새벽예배를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드리고 있다.

윤 씨는 "한홍 목사의 '정결과 거룩이 생명과 직결된다'는 설교를 통해 이번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됐다"며 "코로나 위기에 놓여 있는 만큼 지금 우리가 거룩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탓하기 보다 우리가 먼저 깨어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씨는 "이번 특새를 통해 자유롭게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도 응답인지 알게 됐다"며 "그 기도를 이어 받아 이 땅에 살아갈 우리를, 그 다음세대를 위해 더욱 기도해야겠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코로나 위기 속 맞은 사순절 기간에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신앙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은 크리스천들이 습관적으로 드렸던 예배의 본래 참 뜻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특히나 개별적으로 사순절을 맞이해 보내고 있는 상황이 개인 스스로가 신앙에 대해 더 깊이 묵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도 "위기 상황을 맞은 사순절 기간, 각자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예배와 경건을 회복하므로 신앙의 유익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신앙을 성찰하고 공동체적 신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한국교회의 보다 적극적이고 섬세한 대응 지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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