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12일(한국시간)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 서쪽 올림피아에서 채화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상황 속, 이 불꽃이 133일 후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신국립경기장 성화대에 예정대로 점화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격선수 안나 코라카키가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접어든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성화 채화식은 관중 없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인사 등 필수 인원만 참석했다.

 

올림픽 성화 봉송 첫 주자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안나 코라카키(24·그리스)가 나섰다. 그는 올림픽 성화 봉송 역사 84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봉송 첫 주자로 나서는 중책을 맡았다.

 

그리스 봉송을 마치면 도쿄조직위는 성화를 인수해 3월 19일 일본 미야기현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로 옮긴다. 이어 26일 후쿠시마현을 시작으로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을 도는 일본 봉송 일주에 들어간다.

 

대개 성화 봉송 시작과 함께 올림픽의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지만, 올해엔 코로나19로 이런 기분을 체감할 수 없다.

 

여러 일정으로 빼곡했던 전 세계 스포츠 달력은 코로나19 탓에 백지상태로 변했다. 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은 선수와 팬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미국프로축구(MLS)는 리그를 멈췄다. 미국프로야구(MLB)도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했고, 정규리그 개막을 2주 이상 연기한다고 밝혔다. 남녀 프로테니스 대회는 4월 중순까지 열지 않기로 했다.
 

 ▲그리스에서 고쿄올림픽 성화가 채화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프로 스포츠뿐만 아니라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각 종목 예선전도 파행을 겪고 있다.

 

야구·유도·3대3 농구의 올림픽 예선이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로 미뤄졌다. 유도는 특히 올림픽 예선을 개막 한 달도 남기지 않은 6월 30일까지로 연기했다.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딴 선수나 단체 종목 팀들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각 나라의 입국 제한 조처와 감염 우려 등으로 실전 참가, 다른 나라와의 평가전 기회마저 허공에 날렸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사견을 전제로 "텅 빈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것보다는 1년 후에 여는 것이 무관중보다는 나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올림픽 연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도 IOC와 도쿄조직위는 예정대로 올림픽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보건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코로나19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올림픽을 취소 또는 연기하면 막대한 금전 손실을 피할 수 없고 일정 조정에도 난항을 겪을 수 있기에 일단은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미국 스포츠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IOC가 5월 말 또는 6월 초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와 연기, 취소 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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