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경관 및 성경교육 문제 살펴봐야
해외진출 가속화… 전도·선교 관점 대책 고민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세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는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의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신천지 특유의 예배방식, 자신들의 존재를 철저히 드러내지 않는 위장포교 전략이 사태를 악화시킨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독교복음방송 GOODTV(대표이사 김명전)는 국가공동체를 위기에 빠뜨린 이단의 폐해를 살펴보고 한국교회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은 GOODTV 김민정 보도국장이 진행하고, 이수부 목사(예장통합 이단대책위원장), 유원선 목사(아이디어가섞이는공간 대표), 조믿음 대표(바른미디어), 김강림 전도사(구리이단상담소)가 패널로 참여했다.
 
▲ 기독교복음방송 GOODTV(대표이사 김명전)는 국가공동체를 위기에 빠뜨린 이단의 폐해를 살펴보고 한국교회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왼쪽부터 김강림 전도사(구리이단상담소), 조믿음 대표(바른미디어), 김민정 보도국장, 이수부 목사(예장통합 이단대책위원장), 유원선 목사(아이디어가섞이는공간 대표). ⓒ데일리굿뉴스

김민정(이하 사): 신천지가 어떤 집단인지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신천지의 뿌리와 핵심교리,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조믿음 대표 ⓒ데일리굿뉴스
조믿음(이하 조): 이만희 교주는 1931년 청도 출생으로, 유재열의 장막성전 등 여러 사이비 종교를 전전했다. 신천지의 시초는 1980년 새증거장막성전이라고 판단한다. 이만희 교주를 영생불사하는 이 시대의 구원자로 믿으며, 성경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상징이나 사건, 비유 등을 신천지 역사와 이만희 교주의 삶으로 끼워 맞춰서 해석하는 독특한 실상 교리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종교를 대통합해서 신천지로 만들겠다는 황당한 교리도 주장한다.

사: 신천지 교세는 대략 어느 정도인가.

김강림(이하 김): 전체적인 숫자는 국내 21만 명, 해외 3만 명 포함해 24만 명 정도다. 재정 현황으로 보면 총회 재정 99억 원, 12지파 재정 1,800억 원 그 외 부동산 재산 2,700억 원, 도합 5,500억 정도로 추산된다. 이만희 교주 밑에 총회 총무가 있는데, 이만희 교주 유고 시에 역할을 대신한다. 그 밑에 24개 부서 및 부서장과 12지파가 있다. 전국을 12개 구획으로 나눠서 관리하는데, 12지파장이 도지사 같은 역할로 전국을 관리한다.

사: 이만희 교주 기자회견 후 여러 해석이 나왔다. 신천지 조직을 실제로 이끄는 수뇌부를 파헤치는 것이 척결의 열쇠가 아닐까 싶다.

유원선(이하 유): 이만희 교주가 기자회견 시 왕건에
 ▲유원석 목사 대표 ⓒ데일리굿뉴스
대해 이야기했다. 여기에 숨겨진 메시지가 있다. 자기의 존재 자체를 왕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존재 자체가 왕인 사람이 수뇌부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을 거다. 지금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이만희 교주에게 어떤 신변에 이상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에게 주목하고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 신천지에 대해 강제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뤄질 수 있을까?

조: 처음부터 일관되게 압수수색을 주장해왔다. 이때 신천지가 대응한 과정에서 진실성 등을 따져 봤을 때 여전히 신천지를 믿을 수 없다. 특히 위장교회 같은 경우 명단 공개가 전혀 안 돼 있었다. 이번 사태는 전염병의 문제다. 의학적인 올바른 대처를 위해서 신천지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지금까지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타이밍이 굉장히 늦었다고 판단한다.

사: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집단은 상당히 많다. 신천지 같은 이단이 왜 유독 기독교에서 기승을 부리는 것인가.

유: 이단의 공통된 특징은 성경을 가지고 전도한다는 점이다. 기성교회와는 달리 여러 가지 비유풀이, 잘못된 해석 등을 계속해서 전파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성경관과 성경교육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신천지의 60~70%가 청년들인데, 한국교회가 청년들에게 성경교육을 어떻게 진행하는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교회에서 일꾼으로 일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성경을 통해서 영양분을 공급받고 자라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서 교회학교, 유치부까지도 조기로 성경교육을 잘시켜 놓는다면 뿌리가 튼튼해질 것이다. 계속 변화하는 이단의 공격을 막는 구조는 성경교육을 통해 할 수 있다.

사: 코로나 사태 이후가 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일각에서는 신천지가 새로운 포교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이번 사태로 신천지가 워낙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여러 가지 숨겨져 있던 전략 등이 노출됐다. 신천지의 포섭 전략이 획기적으로 변화를 맞기는 어렵겠지만, 더 교활하고 더 꼭꼭 숨는 방식으로 진화해 갈 것이다. 예로 신천지가 최근 취업박람회, 코칭학원 등을 만들며 기업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신천지임을 숨기고 성경공부를 가르치는 전략은 유지하겠지만, 보기에 떳떳하고 좀 더 그럴듯하게 포장한 도구를 더 전략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이수부 목사 ⓒ데일리굿뉴스
조: 해외진출 굉장히 가속화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포교활동을 더 교묘하게 하는 동시에 해외로 눈을 돌릴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 HWPL이라는 단체를 통해서 작업을 많이 했다. CNN 등 외신과도 인터뷰했다. 세계인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인력과 재정을 동원해서 조직적으로 공략한다. 한국 이단이 최근 해외로 나가서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선교 현장이 좁아 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전도와 선교의 관점으로 이단 대처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 한국교회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단 목소리가 높다. 현재 한국교회 안에는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연합적인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 하지 않나.

이수부(이하 이): 신천지가 단지 복음뿐 아니라 문화·체육·상담·여론조사 등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 특히 청년을 포섭해 가지 않나. 청년에 대해서 가장 적절하게 접근하는 전략을 보면 기독교에서 많이 반성하게 된다.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함께 고민하고 이런 전략을 잘 파악해서 매뉴얼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이단상담소·이단예방세미나 적극 활용 시급
건축·학원법 등 신천지 불법 지속적인 지적 필요
공동체·전도 등 안일했던 한국교회 모습 회개해야


사: 목회자와 성도들이 당장 신천지 신도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물으면 대부분 막막해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유: 앞으로 이단대책위원회가 교회마다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인들이 밖에 나가면 여러 이단을 만나게 되는데 미혹되었을 때를 대비한 대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 교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수시로 보고 받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교회가 꼭 해야 한다.

사: 일상에 깊이 침투한 이단, 작은 교회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유: 작은 교회는 김강림 전도사님이 있는 구리이단상담소처럼 전국의 많은 이단상담소에 그런 교인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연락을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으면 될 것 같다. 교회들이 연합해 이단 예방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 신천지를 탈퇴한 사람들의 교회 적응이 어렵다.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조: 이단을 살펴보면 교회의 약점이 보인다. 그 당대에 교회가 가장 못 했던 부분들이 무엇인가. 이단은 항상 그것을 교묘하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는 이름 한번 제대로 안 불러주는데 신천지에 갔더니 너무 잘해주더라"라는 등 탈퇴자들은 그들(이단)이 정말 잘해줬다고 입을 모은다. 교회 다니면서는 그런 사랑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는 얘기다. 충분한 사랑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김: 당장 신천지나 이단 신도가 교회에 찾아왔을 때 그들을 품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반드시 이단 전문 상담소로 보내야 한다. 제가 있는 상담소에는 탈퇴자 공동체가 있다. 탈퇴자들의 상처는 공동체 치료 없이는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탈퇴자끼리라도 공동체 내에서 치료받고 다시 교회로 돌아가게 해야지 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교회가 끌어안으면 제대로 치료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사: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공동체성의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 가정예배로 전환하는 지금, 교회가 신앙공동체를 회복해야 할 모습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진정한 신앙 안에서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 가정예배의 모습을 돌아보는 동시에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서로 교제하고 신앙을 나누는 등 뜨거운 사랑의 교제를 회복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사: 신천지를 대표하는 교리나 특성은 무엇인가. 주의해야 할 점은?

김: 비유풀이는 성경을 하나의 암호책처럼 보는 교리로 신
 ▲김강림 전도사 ⓒ데일리굿뉴스
천지 교리의 뼈대를 이룬다. 성경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여겨 성경의 구절과 구절 연결시켜 짝 맞추기 게임을 한다. 암호 체계를 이용해서 성경을 해석하는데, 놀랍게도 신천지가 계획한 놀라운 스토리가 드러나면서 사람들은 쾌감과 전율을 느낀다. 정답 끼워 맞추기식 해석이 절대로 성경의 올바른 해석 방식이 아니라는 걸 교육할 필요가 있다.

조: 성경의 역사, 문화적인 배경들이 다 무시된다. 예로 "예수님이 배에서 가르치셨다"고 하면 신천지는 "왜 배에요? 배에는 어떤 의미가 있어요?"라고 말한다. 우리가 봤을 때 바닷가나 호수니 당연히 배라고 이해하는데 신천지가 받아들이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사: 이단 폐해 막기 위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유: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 이단에 빠진 사람들은 대부분 삼위일체 교리나 그 외의 신학 주제들에 대해 잘 모른다. 그 내용 가르쳐 주면 매번 새롭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성경의 정통 교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단에 빠진 이들은 자신들의 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이단 교리의 개념과 모순을 이해하고 정통 교리에 대한 설명까지 이어져야 한다.

이: 성도가 교회에 대한 불만이 있거나 잘 정착하지 못하는 가운데 신천지가 와서 이간질하거나 여러 가지 포교전략을 쓴다. 교회가 경계심을 가지고 잘 홍보하고 가르쳐야 한다.

조: 건축법, 학원법 등 신천지의 불법·무법함을 계속 파헤치고 저지해야 한다. 신천지 과천 건물의 경우는 명백하게 건축법 위반이다. 과천시청은 알면서도 10년째 방치 중이다. 신천지 문제를 기독교 안에서만 보지 말자는 거다. 지금 현행법 안에서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들에 힘을 모아서 신천지가 저지르는 불법·위법 등을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는 목소리들을 내야 하는 시점이다.

김: 신천지 교세가 언제 이렇게 커졌는지 이번 사태로 알 수 있었다. 신천지는 지난 오랜 시간 동안 한 명이라도 더 전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밤새도록 연구했다. 한국교회의 전도활동이 절박하지 않았음을 돌아봤으면 좋겠다. 우리도 영혼 구원에 간절함이 있고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이 있다. 이번 계기로 회개해야 한다.
천보라·차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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