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주일예배를 취소하고 모임을 대폭 줄이는 등 감염병 확산 방지에 나서는 중이다. 현재로서는 예배의 대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예배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예배동기·여건 제공 등 교회의 지속적 노력 필요
각자 가정에서 예배 의미 되새길 수 있도록 안내


6·25 전쟁 가운데서도 중단되지 않았던 한국교회 주일 공예배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사랑의교회, 명성교회 등 대부분의 교회들이 코로나19의 집단 감염 우려에 대한 사회적 책무의 필요성을 느껴 공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교회의 결정에 대해 성도들도 찬성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전국 만 18~69세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주일예배 중단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만큼 교회를 통한 집단 감염의 우려를 높게 인식해 대체 예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여기는 것이다.

교계는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김태형, 류정호, 문수석 목사)은 지난달 21일 회원교단 중 일부 사례로 '주일성수에 힘쓰되 그 외의 모임은 일시 중단하거나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예배의 잠정 중단 등의 결정을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권고지침을 마련하는 글을 올렸다.

각 교단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공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하나님과 이웃 사랑이라는 규범에서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단 주장이다.

예장 고신은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를 통해 "공예배 외 다른 형태의 예배를 시행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지만, 그러한 예배들이 공예배의 중요성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예배 생활이 확대되고 고착화 될 시 교회의 소속감과 건강한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 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일부 성도들은 온라인 영상 예배를 드리다 보니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온라인 예배를 드리니 더 편하게 느껴져 마음이 흐트러졌다고 고백했다.

직장인 김 씨는 "2주 째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말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도 계속 온라인 예배가 된다면 신앙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온라인 예배를 '온전한 예배'로 드릴 수 있도록 성도들의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득이한 상황 속에서 드리는 온라인 예배가 본래 공예배의 중요성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개인의 신앙은 지킬 수 있도록 교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회에서는 이 같은 우려를 방지하고자 단정한 복장과 자세로 예배에 참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예배 에티켓'을 발표하고, 온라인 예배나 가정예배를 드린 후 인증사진을 남겨 교회에 제출 하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예배에 대한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돕고,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전하기 위해서다.

목회사회학연구소 조성돈 교수는 "대체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도 있지만 일부 교회를 안가거나 예배를 드리지 않는 성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교회가 예배를 이어가지 못한 성도들을 위해 예배 동기와 여건 등을 제공해 주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예배의 위기나 어려움을 논하기 보다는 예배 본질을 들여다 보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예배를 멈추니 예배가 보인다는 한 목사님의 고백을 봤다"며 "이 사태를 통해 각 교회가 예배의 본질을 돌아보고 성도들이 각자의 삶과 가정에서 예배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안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차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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