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직원들이 17일(현지시간) 연금 개편에 항의하는 파업을 벌이며 유리 피라미드의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최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영화제가 잇따라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되고 있다.

3일 인디와이어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5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개막 예정이던 '제22회 테살로니키 다큐멘터리영화제'가 개최 일정을 연기했다.

영화제 측은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외 관객과 시민, 스태프 안전을 고려해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1999년 처음 열린 이 영화제는 정치·사회·인권 문제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주로 소개한다.

다음 달 6일 스위스에서 개막을 앞둔 '제네바 국제인권영화제'도 결국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스위스 정부가 1천명 이상 모이는 모든 행사를 금지한 데 따른 조치다. 2003년 처음 열린 이 영화제에는 해마다 30개국 4만여 명이 참석하고 있다.

아시아권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대종상 시상식 등이 일찌감치 연기된 데 이어 오는 24일 개막 예정이던 '제44회 홍콩국제영화제'도 개최 일정을 여름으로 변경했다. 내달 15일 개막하는 '제10회 베이징 국제영화제'도 예정대로 열릴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세계 최대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 일정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 칸국제영화제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 프랑스 정부는 당분간 제한된 장소에서 5천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칸영화제 측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칸영화제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직 일정이 두 달 반 남은 만큼, 코로나19가 칸영화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국내외 관계 당국이 제공하는 최신 가이드라인과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영화계는 칸영화제 측의 결정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 특수를 누리지 못할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석권하면서 한국 영화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한국 영화에 대한 칸의 문호가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한 중견 제작사 대표는 "올해도 칸영화제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 국내에서 출품했거나 출품 예정인 작품이 30편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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