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에서 역사상 최초로 영상 20도를 넘는 기온이 측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포근한 겨울이 이어지는 가운데 평균 기운이 영하 20도인 남극에서도 최고기온이 관측되면서 '기후 비상'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남극에서 사상 최초로 영상 20도를 돌파하면서 이상 기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사흘만에 3도 올라…빠르게 상승하는 남극 온도

현지시간 13일 AFP통신 등은 남극 시모어섬에서 이달 9일 기온이 영상 20.75도로 관측됐다고 시모어섬 마람비오 연구기지 과학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모어섬은 남극 대륙의 북쪽 끄트머리, 즉 아르헨티나 남쪽 바다에 있다. 시모어섬이 남극 북단에 있다고 하더라도 남극 지역에서 관측 기온이 20도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달 6일 시모어섬 인근의 에스페란사 연구기지에서도 18.3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에스페란사의 기록이 종전 공식 기록(2015년 3월의 17.5도)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사흘 만에 그보다 3도 넘게 높은 기온이 관측된 것이다.

WMO의 승인을 거치면 시모어섬의 20.75도 기록이 새로운 남극 최고기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모어섬 마람비오 기지의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남극대륙 서쪽 남극반도의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요동치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21세기 첫 10년간에는 온도가 내려갔다가 이후에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고온은 주변 해류 변화와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추정했다. 마람비오 기지의 브라질 연구자 카를루스 샤에페르는 "이 일대에서 무언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샤에페르 연구원은 이번 최고기온 기록이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트렌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라기보다는 일회성 고온 현상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대기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는 영구동토층과 대양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시모어섬의 최고기온 기록이 기후변화 트렌드의 직접 증거는 아니라고 해도 얼음대륙으로 알려진 남극의 기온이 20도가 넘었다는 것은 기후변화의 우려를 더욱 부채질한다고 외신은 진단했다.

남극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온난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발표가 잇따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전 세계 지표면과 해수면의 평균온도가 141년 관측 역사상 1월 기록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달 지표면 평균온도는 20세기 평균 1월 온도보다 1.14도 높게 나타났다.

NOAA에 따르면 그달 평균 기온이 20세기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는 기록이 42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북반구의 이번 겨울은 관측 기록으로나 체감으로나 유례없이 포근했다. 러시아, 스칸디나비아, 캐나다 동부 등 혹한으로 유명한 지역의 지난달 기온은 대체로 평년보다 5도 이상 높게 나타났다. 미국 동부 보스턴에는 기온이 23도까지 올라간 날도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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