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29)는 6개월마다 M사의 휴대폰 케이스를 정기적으로 구매한다. 예쁜 디자인도 한 몫 하지만,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생각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지갑을 연다. M사는 ‘위안부'피해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고 인권 존중과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B씨(26)는 최근 이사한 원룸에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분위기를 냈다. 부모님은 "얼마나 살지도 모르는 셋집에 돈을 들이느냐”고 타박했지만 B씨는 자기만의 공간을 꾸며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의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개인의 신념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적 기준보다 개인의 취향과 신념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소비 행위를 통해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out)',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를 의미하는 ‘미코노미(meconomy)',‘가심비',‘나나랜드' 등의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신광영교수는 이에 대해 "개인화로 인해 자기중심적 가치관이 젊은 세대에 확산돼 있다”며 "개인의 가치와 현재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소비 패턴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 초반에 출생한 세대로, 어려서부터 디지털과 친숙해 정보통신기술에 능숙하다. 인터넷이나 SNS 등을 이용해 정보를 탐색하고, 관심사를 공유하며 대세에 따르기 보다는 소신을 지키는 성향이 강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20년을 기점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소비의 트렌드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비싸도 본인의 만족을 위해 소비를 주저하지 않아 이들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할수록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중론이다.

유통업계들도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이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캐릭터나 연예인 굿즈, 휴일을 겨냥한 해외여행 상품이 출시되고 편리함과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도 제공한다.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맞게 친환경 행보에도 동참하고 있다. 상품에 인조 모피인‘페이크 퍼'를 사용하고 포장재나 쇼핑백도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재질로 교체했다.  유기동물 보호 캠페인에 동참하는 굿즈 등 사회적 의미가 담긴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가격보다는 개인의 만족을 중요하게 여겨 ‘작은 사치'를 누리는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이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 받기 힘든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취업 포털 사람인의 조사에서 청년들이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문화가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로‘경제불황'(27.1%)을 꼽았다.

김모 씨(28)는 "미래가 불확실 하기에 먼 훗날의 행복보다 지금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YOLO의 성향이 강해졌다"며 "현재의 만족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모 씨(26)는 "장기적인 계획보다 당장의 즐거움이 중요하다”며 "나를 위해 소비할 때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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