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즉각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기후 위기는 인류에 막대한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호주산불로 희생된 생명 추모 및 기후위기 대응촉구를 위한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지구가 울리는 마지막 경고, 이제는 인류가 나설 때
 
호주 산불이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그사이 우리나라 면적보다 넓은 1,100만 ha(11만㎢)가 불에 탔다. 이번 산불로 최소 2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의 상징 코알라는 독자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기능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산불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호주 전역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호주 산불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호주 연간 평균 배출량의 3분의 2에 육박했다. 행정수도 캔버라의 대기오염지수는 전 세계 95개 주요 도시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고, 시드니의 대기 상태는 매일 담배 37개비를 피우는 수준으로 악화됐다.
 
전 세계도 큰 피해다. 산불 재는 이웃나라 뉴질랜드까지 날아가 남섬의 빙하지대를 뒤덮었다. 산불 연기는 대기오염물질을 발생하며 지구 남반구를 반 바퀴 돌아 태평양 너머 남미 대륙까지 확산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호주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발화를 꼽고 있다. 최근 최악의 산불 발생이 잦은 것 역시 지구온난화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 케나이 반도, 브라질 아마존, 러시아 시베리아 등에서 발생한 산불도 지구온난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땅이 지구온난화로 끓었다면, 물엔 각종 오염물질이 쌓여갔다. 현재 전 세계 해양에는 다섯 개의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떠 있다. 이 중 ‘태평양 대 쓰레기장(Great Pacific Garbage Patch, GPGP)’이라 불리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은 규모가 160만㎢로 우리나라 면적의 16배에 달한다.
 
전 세계 강물은 슈퍼박테리아를 출현시킬 수 있는 항생제와 카페인 성분으로 오염돼 있다. 지난해 영국 요크대 앨리스터 박스올 교수 등이 이끈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세계 주요 강들에서 심각한 감염 치료에 중요하다고 분류된 항생제들이 위험한 수준으로 검출됐다.
 
미생물 생태학자인 윌리엄 게이즈 교수는 "저농도 오염조차 내성을 유발한다"며 "내성 유전자가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유엔은 2050년 연간 1,000만 명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증가로 인한 사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학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인류의 운명이 위협받고 있다며 지구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 세계 153개국의 과학자 1만 1,000명은 지난해 말 국제 과학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에 공동 성명을 냈다. 그들은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즉각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기후 위기는 인류에 막대한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해양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은 1962년 '침묵의 봄'을 통해 "오늘날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은 근대적 생활방식을 수용하면서 인간 스스로 초래한 새로운 형태의 환경오염"이라고 지적했다. 그부터 58년이 지났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인류가 탐욕을 멈추고 즉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다면, '침묵의 봄'은 곧 인류를 찾아올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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