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당국이 환경 규정 위반을 이유로 멀쩡한 고급 아파트를 잇따라 폭파하고 있다. 인도 남부 케랄라 주 코치에서 고급 강변 고층아파트 두 동이 차례로 폭파돼 완전히 사라졌다.
 
 ▲인도 남부에서 1월 11일 환경 규정 위반으로 인해 폭파되고 있는 고급 고층아파트.(사진제공=연합뉴스)

대법원 "환경보호 지역 불법 건축" 철거 명령

11일에는 19층짜리 건물이 먼저 폭파됐다. 몇 분 뒤 인근 '알파 서린 트윈타워'도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주저앉았다.

건물 내 곳곳에 설치해둔 폭약이 차례로 터지면서 건물은 힘없이 쓰러졌다. 잔해 주위에는 엄청난 규모의 먼지 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폭파 현장 주위에는 수천 명의 주민들이 몰려나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을 지켜봤다. 인도 당국이 환경 규정 위반을 이유로 들어 멀쩡한 고급 아파트를 폭파한 것은 이례적이다.

코치는 케랄라의 유명한 항구 도시로 해변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케랄라에서 2018년 대형홍수로 400여명이 숨진 이후 전문가들은 해변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건물들을 홍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해왔다.

이에 인도 대법원은 해당 건물들이 해변 지역 보호 규정에 저촉된다며 건물을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거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당국은 전기와 수도를 끊는 등 강제수단을 동원해 주민들을 퇴거시켰다.

인도는 사법 적극주의 성향이 있는 나라로 대법원의 명령이 국회법에 견줄 정도의 효력을 갖는다.

이 아파트에 살던 은행가, 기업 임원, 퇴직 관료 등 사회 지도층은 정부 조치에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대법원 명령에도 일부 주민은 집을 떠나지 않았다. 당국은 전기와 수도를 끊는 등 강제수단을 동원해 주민 퇴거를 완료했다.

BBC뉴스에 따르면 한 은행 임원은 2006년 198㎡ 규모의 알파 서린 아파트를 7만 달러(약 8,100만 원)에 구매했다.

이 임원의 한 이웃은 지난해 자신의 아파트를 17만 6,000달러(약 2억 400만원)에 팔 정도로 아파트 가치도 상승했다.

현재 주 정부는 대법원 명령에 따라 각 가구에 3만 5,000달러(약 4,060만 원)의 임시보상금만 책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자산을 되찾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한 기나긴 법정 투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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