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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설] 화해·상생의 복음 실천하는 한국교회로

박종화 목사 (경동교회 원로) ㅣ 등록일 2020-01-01 13: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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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화 목사 ⓒ데일리굿뉴스
2020년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를 보내는 아쉬움도 있을 수도 있지만 새해를 맞는 기쁨은 누구에게나 아쉬움을 능가한다. 그것은 새로움을 향한 희망 때문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리는 새로움을
갈구하며 만들어 간다.

지난날 씨가 뿌려지고 자라고 있는 희망은 새해에도 결실로 이끌어 오는 일이고, 동시에 새해에 맞는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은 놓치지 말고 붙잡아 새 역사의 현장에 둥지를 트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역사는 계승과 창조의 과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전개되는 것이다.

계승과 창조가 만나고 협력해 선을 이루는 현실이 바람직한 새 역사이고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다.신년에는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창조할 것인가?

먼저 이미 시작한 평화의 미래가 단계적으로나마 확고하게 펼쳐져야 한다. 우리 민족이 걸어왔던 분단과 적대적 대결의 가시밭길이 2018년 평창 올림픽 평화축제를 계기로 거둬지는 모양새를 취하더니 2019년 한 해는 다시금 먹구름이 덮이고 말았다.

2020년에는 다시 희망을 일깨워야 한다. 금년은 민족 고난의 정점인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에 한국판 ‘바벨론 포로 70년’은 이제 종지부를 찍고 전쟁이 아닌 평화의 발걸음을 과감하게 떼야 한다.

북미 간의 핵협상, 남북 간의 화해 협력, 한반도와 동북아 주변국 간의 공동 안보와 평화, 이 모든 필요한 과정을 슬기롭고 적극적으로 관리하여 최소한 남북과 주변 당사국들이 함께 동의하고 보장하는 방식으로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고 종국적으로는 평화협정의 단초라도 만들어 내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내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 일에 주님이 약속하신 ‘평화’의 약속을 믿고, 이 땅을 ‘새 하늘 새 땅’의 둥지로 재편하는 사명에 기도하며 헌신하기를 기원한다.

또 하나 우리 한국사회의 온갖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상생과 화해의 공동체로 거듭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빨리빨리’의 걸음걸이가 만든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고속 성장과 첨단 기술의 발달 그리고 한류를 중심한 문화예술의 창달로 세계에 유례없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수많은 나라들이 이를 벤치마킹하려고 야단들이다.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그 뒤안길에는 양극화의 질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급격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선진국 중에서 자살률은 최고치를 점하고, 경제성장의 물결 속에 빈부격차가 급등하며, 이념과 진영논리에 따라 극단의 대립과 대결이 자행하며, 자유민주사회의 특징인 다양성을 상승적으로 소화하지 못해 ‘다름’을 ‘틀림’으로 왜곡하면서 적대관계를 만들어내는 천박한 후진성이 적폐로 남아있다.

속상하고 통탄스럽다. 교회는 신앙인 개인의 영적 구원에 헌신하면서 동시에 이 사회를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일으켜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역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너 죽고 나 죽 는’ 불의가 아니라 ‘너 살고 나 사는’ 화해와 상생의 복음을 실천하는 ‘공적 소명’에 충실하자.

마지막으로 교회 스스로의 갱신과 희망살기에 나서자. 교회는 온갖 갈등과 대결의 현장에서 ‘중심’의 역할을 하면서 화해상생에 나서야 한다. 그것은 좌우의 어정쩡한 중립도, 상하간의 무력한 중간도 아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그 중심이다.

그리스도의 몸의 표징으로 사는 교회는 다양한 지체인 구성원들이 서로 만나고 엉킨 것을 풀고 화해하고 상생을 가능케 하는 열린 희망의 공동체로 갱신되어야 한다.

이 중심은 세상을 썩지 않게 보존하는 ‘소금’이다. 중심은 어둠을 밝히는 세상의 ‘빛’이다. 기독교 미디어와 기독교 봉사 기관들도 이러한 ‘새 일’ 만들기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면 ‘서로 협력해 선을 이루는’ 역사가 축 복 의선물로 주어질 것이다.

박종화 목사
국민문화재단 이사장
경동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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