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의 포교 전략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언론 매체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은 물론이고, 사회봉사단체로 위장해 다양한 공헌활동과 문화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최근엔 사회 각 분야의 우수 자치단체와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단체와 연관이 있단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취재했다.
 
 ▲'△△일보'는 해당 시상식을 신천지 산하조직으로 알려진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행사로 소개했다. 시상식명 앞에는 HWPL이 붙었다. 오른쪽에는 신천지 광고가 게재돼 있다.ⓒ데일리굿뉴스

12월 초 여의도에서 한 시상식이 열렸다. 해마다 열리는 이 시상식은 10년 넘게 국제, 문화, 행정, 체육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자치단체와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로 마련돼왔다. 올해는 120여 명이 수상했다.
 
그런데 최근 이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의 운영위원회가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언론사(△△일보)에서 이 시상식을 신천지 산하조직으로 알려진 HWPL,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행사로 소개했다는 것이다.

"시상식 주관단체 회사 간부가 신천지 교인"
 
의혹이 제기된 시상식에 관해 알아보니 올해는 4개의 언론사와 'P'의원실이 공동주관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은'0000문화대상연구원'으로 나와있었다. 행사 플래카드나 행사를 주관한 언론사의 기사에도 'HWPL'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일보에서는 왜 기사에서 시상식을 신천지 행사로 소개했을까. 해당 언론사 담당기자에 사실 확인 차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통화에서 그는 "운전 중이니 나중에 전화하라"는 말을 남긴 채 답변을 피했다.
 
시상식을 주관한 S일보의 입장도 들어봤다. 행사 전반을 이끌었다는 관계자 A씨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회사 내부에 신천지 교인인 간부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우리 단체를 신천지랑 엮지 말아달라"며 "우리 0000문화대상 안에 신천지에 종교를 두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있긴 한데, **본부장이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게 '△△일보 기사에서는 시상식을 신천지 단체 HWPL행사로 소개하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A씨는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른다"며 "신천지가 이단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HWPL은 어떤 곳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S일보는 신천지 광고를 게재하고 있었다. 신천지가 이단임을 알면서도 광고를 싣는 것에 대해 이 매체는 광고료를 받고 홍보성 기사를 실어주고 있을 뿐 신천지 유관단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우리가 신천지의 기사가 다른데 보다 좀 많이 나가고 광고가 많이 나가는 건 사실"이라며 "우리 **기자가 신천지 교회를 다니는 건 아니지만 신천지와 관계가 좋아서 광고를 좀 많이 가지고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천지가 이단인 건 알지만 그렇게 따지면 순복음교회도 옛날에 이단취급 받지 않았느냐"며 "종교란 게 보는 사람 관점에 따라 다른 게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지난해 신천지 이만희 교주는 주관단체로부터 평화 대상을 받았다. 사진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는 이만희 씨ⓒ데일리굿뉴스
 
시상 단체, 지난 해 이만희 씨에 대상 수여
 
시상 주관 단체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HWPL 대표인 이만희 씨를 인류평화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단체 측은 심사와 관련, "내부적인 것은 자세히 공개할 수 없지만, 0000문화대상 운영위원회 내에 있는 심사위원회에서 일정 절차를 거쳐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운영위원회는 인쇄업에서 출발한 D회사에서 구성했다. 이 회사는 시상식을 주관한 4개 언론사의 모체가 되는 회사다. 후보 수상자는 D회사의 계열사인 언론사 기자들이 추천한다. 심사위원회에서는 추천된 후보들의 공적서를 보고 심사한 후 상을 수여한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관계자는 "가정 파괴, 육체 영생 종교 사기 등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고소·고발을 당한 바 있는 사람이 인류 평화에 기여했단 이유로 상을 받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단 포교 광범위한국교회 '각별한 주의' 요구
 
이단전문가들은 신천지 교인이 일부 언론사의 요직으로 재직하면서 활동하거나 교주의 수상을 홍보하는 모습은 이전부터 포착돼 왔다면서, 이번 행사가 신천지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했다. 또, "순복음 교단이 이단이었지만 규모가 커지니 이단에서 벗어났다고 발언하는 건 신천지 교인들의 전형적인 멘트"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에 따르면 신천지의 언론 접근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천지일보'와 같이 노골적으로 신천지를 홍보하는 언론사를 만들어 활동 △여건이 어려운 신문사를 인수해 영향력을 행사 △기존 언론사에 기자나 간부로 들어가 활동하는 경우다.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는 열악한, 소규모 언론매체들을 홍보매체로 사용해서, 신문 부수와 매출을 올려주는 식으로 언론과 협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신천지가 세운 언론사가 아니라고 해도 내부 인물 혹은 관계된 인물이 신천지라면 그 영향력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봉사나 미디어를 활용한 신천지의 포교 전략이 점차 광범위해짐에 따라, 한국교회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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