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에는 7개국 언어로 환승역을 안내하는 로봇이 있다. 시내 중심가 카페에선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린다. 심지어 로봇 호텔과 AI 꽃집까지 등장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 속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준비는 이제 사회를 넘어 한국교회도 반드시 선행해야할 과제가 돼버렸다. 4차 혁명을 맞고 있는 지금, 한국교회에 요구되는 역할은 무엇일까.
 
 ▲전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 로봇, 생명과학이 중심이 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연구를 진행하고 정책 변화를 꾀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신기술 쓰나미' 윤리 문제 심화, 성경적 관점 제시해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가 사회 전반에 나타나면서 세계는 저마다 강점을 살린 정책으로 4차산업혁명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강대국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제조업 강국 독일의 경우, 민관이 힘을 합쳐 미래를 대비 중이다. 독일의 주된 목표는 '전 국가 스마트 공장화'. 강점인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생산체계'를 구축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단 취지다.
 
한국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들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선진국들을 따라잡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미래산업을 선도할 일꾼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최근 정부가 AI·빅데이터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미래교육 발전방안'을 발표해 이슈가 된 바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교육청은 2024년까지 서울 특성화고등학교 10곳을 '인공지능(AI)고등학교'나 '빅데이터고등학교'로 전환한다. 또 2021년부터 모든 서울 특성화고 신입생은 'AI소양 수업'을 듣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춘 학과 신설이 필요하다는 교육현장의 요구에 따르고자 했다"며 "4차 산업혁명은 커다란 위기이자 도약의 계기다. 시대에 맞게 교육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학계는 "유비쿼터스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국가와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는 한국교회 역시 반드시 풀어야 할 시급 과제로 꼽힌다. 교회 전용 어플로 전 교인이 소통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해 설교하는 등 이미 교회에 다양한 형태로 첨단기술이 스며들고 있다. 
 
호남신학대학교 신재식 교수는 "머지않아 성경의 이야기를 현실처럼 체험하는 증강현실이 도입되거나 목회자를 대신해 설교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회 영역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큰 변화가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교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4차 혁명에 따른 교회환경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진지한 논의에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일터개발원 방선기 대표이사장은 "교회는 아직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에도 이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지에 관한 교육은 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변화의 시대를 맞을 때마다 교회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다시금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수리기독학교 연구소장 이윤석 목사(FMnC 선교회 사역총무)는 "과학기술 혁명 시대에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신앙적인 관점의 올바른 제언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제언자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운 변화를 올바로 이해하고 관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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