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국민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이 권고됐지만, 앞으로는 건강상태에 따라 마스크 착용 기준이 달라진다. 건강한 일반 국민인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까지는 평상시와 같이 일상활동을 해도 무방하다는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나왔다.
 
 ▲미세먼지가 다시 하늘을 뒤덮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일반인, 초미세먼지 농도까지는 가벼운 운동 가능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질병관리본부, 대한의학회는 1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세먼지와 국민건강'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하고 '미세먼지는 줄이고 건강은 지키는 10가지 국민참여 행동'(국민행동)을 발표했다.

국민행동에 따르면 그동안 미세먼지가 나쁜 날 일괄적으로 제한되던 실외활동이 일반인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PM2.5) 75㎍/㎥ 이하까지는 무방한 것으로 변경됐다. 또 실내 환기에 관해서도 '1일 3번 10분씩'으로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

국민행동에 따르면 건강한 일반 국민은 초미세먼지 농도(PM2.5) 75㎍/㎥까지는 평상시와 같이 일상활동을 해도 된다. 지나치게 신체활동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PM 2.5 75㎍/㎥ 이하 수준에서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발제를 맡은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우리나라와 대기환경 기준이 유사한 대만에서는 PM2.5 50㎍/㎥까지는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가 나왔다"며 "미국은 PM2.5 55∼149㎍/㎥ 구간, 영국은 PM2.5 71㎍/㎥ 이상에서 일반인의 야외활동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PM2.5 75㎍/㎥ 이상에서는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운동을 한다면 도로변은 피하고 공원 등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스크 착용은 노인,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PM2.5 36㎍/㎥ 이상이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인과 어린이는 PM2.5 50㎍/㎥까지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을 해도 무방하다. PM2.5 50∼70㎍/㎥ 구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해도 괜찮다.

미세먼지 나빠도 '환기'…공기청정기 필터 '최소 1년마다 교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실내 환기는 해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에는 하루 3번 한 번에 10분씩 짧게 환기를 해야 한다. 실내 환기를 오랜 시간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하이드, 휘발성 유기화화물 등이 실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좋거나 보통인 날에는 하루 3번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하는 것이 좋고, 음식물 조리 후에는 반드시 30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나 환기시스템 필터는 미리 점검해야 한다. 필터를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 오염으로 인한 실내공기 질이 더 악화할 수 있다. 필터는 사전 점검 결과에 따라 종류별로 6개월∼1년 주기로 교체를 해야 한다.

홍 교수는 "공기청정기, 기계식 환기설비 등은 가동 전 반드시 필터 교체 주기가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공기청정기만을 가동하는 경우 이산화탄소 등이 증가할 수 있어 학교 등에서는 수업 시간 중 최소 1회에 10분 정도 환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외출 후에는 손을 씻고 세수, 양치질로 몸에 묻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차량 2부제·폐기물 배출 줄이기 등 실천 강조

국민행동에는 건강을 지키는 실천뿐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차량은 2부제를 지키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먼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공회전, 과속, 과적은 하지 않는 '친환경 운전습관'을 지켜야 한다.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면 소각량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공기 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겨울철에는 적정 실내온도 20℃를 유지해 낭비되는 대기전력을 줄여야 한다.

이밖에 불법 소각이나 불법 배출을 발견한다면 신고하는 국민의식도 필요하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미세먼지 문제는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대기 질을 개선할 때까지는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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