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서민경제에 먼저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대출이자 연체율이 상승하고 보험과 예적금 해약이 느는 등 서민들 사이에서 경기침체의 다양한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대출이자 연체율이 상승하고 보험과 예적금 해약이 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경기침체 '직격탄' 맞은 가계·자영업자
 
서민들의 한숨만 깊어졌다. 경기침체로 인해 가계상황이 악화하면서 예적금 및 보험 해지율이 급증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명의의 정기 예적금 중도해지건수는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556만 9,284건이었으나 이듬해 동기간 736만 2,302건으로 32.19%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는 964만 4,251건으로 30.9%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계약 해약도 늘고 있다. 손실을 감소하고서라도 보험해지를 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 2018년 7월~2019년 6월 생명·손해보험 해약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912만 9,382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약환급금도 3조 1,681억 원 늘은 39조 9,261억 원으로 나타났다.
 
가계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경기불황의 직견탄을 맞고 있다는 징후는 대출이자 연체율 상승에서도 포착된다. 경기불황 속에 대출을 갚지 못하고 신음하는 서민층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올해 8월 말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은 부문마다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였다. 7월 말(0.29%)과 작년 8월 말(0.30%)보다 0.02~0.03%포인트 오른 수치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3%)도 7월 말(0.20%)과 지난해 8월 말(0.21%)보다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등 다른 가계대출 연체율은 0.54%였다. 이 또한 직전 달 말(0.49%)과 작년 8월 말(0.50%)보다 0.05∼0.06%포인트 올랐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의 경우,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7월말 기준 0.36%로 전년동월대비 0.03%포인트, 전월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내수경기 둔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영부담이 커지면서 은행과 저축은행 등 대출을 갚지 못해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음을 방증한다. 경영난에 처한 영세자영업자들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빚을 늘리는 상황에서 이들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는, 곧 경제불황의 서막일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시중은행은 물론 고리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에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내수부진 등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영세자영업자들의 급증하고 있는 대출 연체율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제불황의 징후가 서민경제에서 포착된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계속된 경기침체와 급격한 최저임금 증가 등이 서민고용시장의 축소를 불러오고 있다"며 "서민들의 가계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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