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에 이어 외국계 은행을 필두로 시중 은행들이 예·적금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와 반대로 대출 금리는 오름세가 지속하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에 이어 외국계 은행부터 예·적금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반면 대출 금리는 오름세가 지속하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눈치만 보는 5대 은행, 예금금리 인하에 고민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국내 외국계 은행들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일부 입출금 통장의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내렸다. '씨티더하기통장'의 경우 신규가입 또는 1,000만 원 이상 금융거래 실적 시 연 1.4% 주던 금리를 1.2%로 인하했다.
 
SC제일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요 입출금 상품의 금리를 0.1∼0.3%포인트 낮췄다. '내지갑통장'의 경우 최고금리를 연 2.5%에서 2.2%로, 'SC제일마이줌통장'도 최고 연 1.2%에서 1.0%로 금리를 각각 내렸다.
 
다만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국내 5대 시중은행은 아직 눈치만 보고 있다. 지난주 예금금리 조정이 예측됐지만 일정을 미루고 고민하는 상황이다. 2020년 시행되는 새 예대율 규제 앞두고 예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달 30일 하나의 은행 앱으로 모든 은행 거래가 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으로 은행 간 고객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고객을 뺏길 우려가 있는 금리 인하에 선뜻 먼저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고정형 금리는 주요 은행 모두 올랐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이후 변동형으로 전환, 4일 기준) 금리는 2.55∼4.05%로, 전주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2.94∼3.95%로 0.08%포인트, 우리은행 2.79~3.79%로 0.08%포인트, 농협은행 3.14∼4.24%로 0.28%포인트, 하나은행 2.751∼4.051%로 0.058%포인트 각각 인상했다.
 
이런 가운데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의 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하는 데다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까지 올리면서 당분간 대출 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은행들의 잇속 차리기에 서민들의 생활고만 가중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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