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갱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개혁 500주년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했고 어떤 것들을 남겼을까. 교회세습과 목회자 윤리, 이단, 동성애 등의 이슈는 한국 교계 안팎으로 첨예한 논쟁을 불러왔다. 이에 본지는 특집기획으로 △세습 △목회자윤리 △이단 △동성애와 이슬람을 주제로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편집자 주>

오늘날 한국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이단 사이비 세력들'의 발호와 위협이다. 이단 사이비의 침투로 교회가 분열되는가하면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단 사이비집단의 포교가 더욱 극렬해진 지금, 이들의 발호를 막을 원천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단사이비집단이 언론을 포섭하고, 미디어를 활용해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어 이에 발맞춘 한국교회 대응 전략이 시급해보인다. ⓒ데일리굿뉴스

언론포섭까지…위장술로 현혹하는 이단

한국교회는 지금 이단과의 전쟁 중이다. 이단 관련 소식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이단 사이비집단의 수법이 날로 대범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대외적인 노출을 피했다면 이제는 직접 단체 홍보에 나서는 등 포교활동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세를 사회 전체로 뻗치며 비신자들을 공략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이단 사이비 단체는 정통교회로부터 교리적인 인정을 받기보다 사회적으로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비신자들에게 접근하기 수월하도록 이미지를 세탁하거나 민간단체 혹은 기성교회인 것 마냥 위장하는 것.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진용식 회장은 "비신자 포교를 위해 이단단체들이 하고 있는 일은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이 사이비단체가 아닌 정통교회인 것처럼 미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들어 언론매체를 이용한 이단 단체들의 홍보활동이 두드러진다. 지난 8월에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하나님의교회'를 홍보하는 기사가 일반 중견 언론사에 실려 충격을 샀다. 미디어오늘 7월 31일자 보도에 따르면, 'D일보' 출판국은 '하나님의교회' 홍보성 기사를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게재, 홍보기사를 써준 것으로 D일보 측이 올 6월까지 받은 액수만 총 12억 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기사에는 사회공헌 활동이나 미담사례 소개가 주를 이룬다. '하나님의교회'를 검색창에 쳐보면, 대부분 미담 기사만 있을 뿐 부정적인 기사는 찾기 어렵다. 이단단체들은 이를 가지고 일반인을 상대로 한 포교활동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

실제 본지 기자는 지난 1일 회사 앞에서 J일보에 실린 이단단체의 홍보성 기사를 접했다. 하나님의교회 신도로 추정되는 배포자는 전시회팸플릿과 함께 홍보기사가 실린 신문면을 나눠주며, "좋은 전시회가 있다"는 일상적인 말로 자연스레 접근해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단단체들은 파급력이 상당한 각종 미디어를 지능적으로 활용하면서 매체 장악에 나서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팟캐스트 채널인 '팟빵'의 경우, 종교 카테고리 순위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이달 초 월간 순위 집계에서 1~3위 상위권 가운데 기독교 콘텐츠는 전무했다. 사실상 1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제외하면 모두 이단단체들이 순위를 장악한 것이다. 신천지의 '하늘팟'이 2위, 중국계 이단인 지방교회의 '한국복음서원'이 3위에 올랐다.

신천지의 경우 '하늘팟'을 통해 신도들의 사고를 통제하는 한편 기성교인들을 미혹하고 있다. 이들은 교리와 언론보도에 대한 항변, 기성교회 비판 등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신도들의 사고를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단 포교 대응할 시대 발맞춘 대안 시급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포교방법에 변화를 주는 이단들의 트렌드를 바르게 알고 대처하는 역량이 한국교회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단 사이비 전문가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이단 사이비는 이미 미디어를 장악했는데 이단을 예방하고 대책할 수 있는 자료들은 시대에 역행하는 수준"이라며 "시대에 발맞춘 콘텐츠 제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단 사이비가 사회 속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에 관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교리적인 접근보다 이들의 반사회성을 드러내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단대처는 독자적인 방어가 쉽지 않은 만큼, 한국교회의 공동대응이 요구됐다.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은 "이단과 정통교회를 동일시 하는 세상사람들의 인식이 훗날 한국교회의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먼저 이단 사이비에 대한 경계와 예방의 문제를 함께 짊어지고 가는 한국교회의 태도가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최상경·조유현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