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의 경력단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층'에 해당하는 30대 후반~40대 초반 여성의 고용률이 주요 경제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여성의 경력단절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또 다른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50클럽 15-64세 여성 연령대별 고용률 변화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급격한 고용률 감소, 저출산 현상으로 이어져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2008~2018년까지 10년간 '30-50클럽' 가입국 여성의 △생산가능인구수(경제활동이 가능한 만 15~64세 인구) △경제활동참가율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률 △연령대별 고용률 등 6개 고용지표를 분석했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인구 5,000만 명 이상의 조건에 만족하는 국가로, 현재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가입 순) 등 총 7개국이 가입돼있다.
 
분석 결과 한국과 일본은 출산·육아기로 대표되는 30대 전·후반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감소하면서, 고용률 분포가 'M자형' 곡선 형태를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5개국에서는 20~40대의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50대 이후에 다시 낮아지는 '∩자형' 포물선 형태를 띠고 있다.
 
지표별로 살펴보면 2008~2018년 10년간 여성의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13.9%(132만 4,000명) 상승하며 7개국 중 가장 높았다. 2018년 여성 취업자 수도 2008년 대비 12.7%(117만 3,000명) 증가하며 역시 7개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08년 54.8%에서 2018년 59.4%로 지난 10년간 상승 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5개국과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률도 2008년 53.3%에서 2018년 57.2%로 증가했으나, 7개국 중 6위에 그쳤다. 특히 허리층인 35~44세 여성의 고용률은 7위 최하위로, 경력단절 현상의 심각성을 방증했다.
 
전문가들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여성의 급격한 고용률 감소가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특히 경력단절 문제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저출산 등의 국가 위기로까지 치닫게 된 만큼,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유연근무제 활성화, 기업의 여성고용 유지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나 경력단절 여성의 직업훈련 강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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