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사실 치매의 조기발견이 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피 한방울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피 한 방울로 치매 조기진단이 가능한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데일리굿뉴스

증상이 나타나기 전, 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병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진단 키트가 개발된 것이다. 이 진단 키트는 사람의 혈액 속에 있는 치매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김명옥 경상대 교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상대 김명옥 교수(사진)팀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온라인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9월 12일 자에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치매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지금껏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이나 인지 능력 검사 등을 통해 발병 여부를 진단해 왔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병이 어느 정도 진행돼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진단이 가능해 조기 치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제작했다. 이 키트는 한 방울 정도의 혈액 속에 들어있는 생체지표(바이오 마커)를 잡아낸다. 환자의 혈액 속에 치매 바이오마커가 많으면, 키트 속 물질과 결합해 색을 낸다. 혈액뿐 아니라 땀과 침 등 분비물로도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앞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쥐에서 유독 많이 발견돼 치매 바이오마커로 쓸 수 있는 생체 물질 21종을 선별했다. 여기에는 miRNA(마이크로RNA) 8종과 타우, 올리고머Aβ 등 기존 바이오마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에서도 이들 물질이 많이 발견되는 만큼 이들을 바이오마커로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키트 관련 기술은 민간 기업에 이전돼 연말 제품화를 목표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여러 항원 및 miRNA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므로 진단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인지능력의 장애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치매 초기까지 진단할 수 있어, 치매 치료에 획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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