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NS상에서 게시물 하나가 큰 이슈가 됐다. 수련회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게시했던 내용으로 수많은 교인에게 비판과 응원을 한 몸에 받았다. ‘3분묵상 설교카드’, ‘짓궂은 교회 사전’이란 SNS 페이지를 운영하며 현재 ‘똥 싸면서 읽는 기독교 이야기’의 저자로 주목받는 목사. 유쾌한 풍자와 표현, 그 안에 복음의 진리를 담기 원하는 차성진 목사를 찾았다.
 
 ▲'똥 싸면서 읽는 기독교 이야기'의 저자이자 SNS페이지 '3분묵상 설교카트', '짓궂은 교회 사전' 등을 운영중인 차성진 목사. ⓒ데일리굿뉴스

순박한 시골 청년처럼 웃으며 반기는 차 목사를 경기 양주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왜 하필 머리를 빡빡 밀었을 때 오셨냐’며 너스레 떠는 모습에서 차 목사의 유쾌한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온라인 SNS 페이지 ‘3분묵상 설교카드’는 카드뉴스처럼 설교를 글과 그림으로 쉽게 풀었다. '짓궂은 교회 사전’은 교인이라면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풍자를 담았다. 부대 내 병사들을 전도하기 위해 만든 소책자가 새 신자를 위한 한 권의 교육 서적이 되기까지.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말씀 사역자’ 차성진 목사입니다

차 목사는 자신을 ‘말씀 사역자’로 소개한다. 복음의 진리를 잘 전달하는 것이 목사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흔히 아이들이 교회에서 추억은 많이 쌓지만, 하나님과 예수님을 잘 모르고 교회를 떠나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목사는 삶으로 증명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음을 잘 전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저도 그런 사역자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차 목사는 어린 시절 예배 반주와 성탄제, 임원 등 일 잘하는 교회 에이스로 통했다. 하지만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 한동안 교회를 향한 발걸음을 끊기도 했다. 공부를 꽤 했지만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었기에 근처 대학에 일부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다.
 
군목에 합격하면 전액 장학금에 합격한다는 사실을 듣고 신학에 매진했다. 좋아하는 음악이나 배우와 같은 길도 도전하고 싶었지만 장학금에 발이 묶였다. 교회도 잘 나가지 않으며 신학교에 남아 체계적인 수업을 듣던 중 예수를 영접하게 됐다.

 복음에 대한 바른 지식과 성령의 도우심

“제가 정의하는 믿음은 복음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성령의 도우심이 만날 때 일어납니다”

차 목사에게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등 복음에 대한 지식을 접하는 과정은 신선했다. 스스로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올바른 지식을 배우다 보니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이 하나씩 정립됐다. 이내 구원의 감사를 고백하게 됐다. 하지만 오랜 기간 교회를 다녔어도 이 같은 내용을 몰랐단 사실에 화가 났다.
 
군대에 와서 보니 심각함을 더 느낄 수 있었다. 부대 내 교회를 찾은 병사 80명 중 2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또한 복음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친구들이 음향을 설치하고 예배를 준비하는, 이른바 교회 일에 대해선 척척박사였다.
 
차 목사는 “믿음에 필요한 기본적인 재료도 공급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복음에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골자들의 지식조차 부족한 병사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복음에 대한 설교를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자. 좋아하는 미디어를 통해 전해보자 하는 취지로 3분묵상 설교카드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참함에 대한 자각…병사들 스스로 복음을 붙잡기 시작해

직접 만난 병사들의 90% 이상이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차 목사는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 놓인 병사들을 묵과할 수 없었다. 본인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병사들이 읽기에 최대한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야 했다. 복음을 영접할 때 자신의 비참함에 대한 심각한 인지 과정이 필요함을 느꼈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차 목사는 “죄와 죽음에 대한 비참함을 알아야 복음을 맛볼 수 있다. 내가 결핍된 걸 알아야 뭔가를 붙잡을 수 있다”며 “병사들에게 빵이 맛있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배고프게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군 교회 사역을 통해 인간의 비참함을 가르치니 장병들 스스로 복음을 붙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경이나 예수를 이야기하지 않았음에도 믿지 않는 장병들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와 사망에 대한 답이 무엇이냐’며 물어온 것. 이내 ‘똥 싸면서 읽는 기독교 이야기’란 제목의 책이 탄생하게 됐다. 모든 장병이 화장실에서 쉽게 복음을 접하기 위한 바람에서 편찬되었다.
 
차 목사는 발간 후 감사한 소식을 많이 접했다. 그는 “장병들뿐만 아니라, 책을 읽고 믿지 않던 친구가 교회를 나왔다거나 교회에 다니지만 복음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면서도 “지경을 넓게 일해본 적이 없어 앞으로 교만해지지 않도록 더욱 기도하며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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