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거주민들에게 쉼터가 돼 준 초이화평교회는 2년 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건물이 전소됐다. 교회를 ‘내 집’처럼 여겼던 성도들은 하룻밤 사이 모든 것을 잃었지만 예배는 멈추지 않았다. 
 
 ▲초이화평교회가 2017년 12월 전소됐을 당시의 모습이다. ⓒ데일리굿뉴스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히려 감사 고백...심방 매진

경기도 하남시 초이동,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밀집돼 있는 이 지역은 ‘개미촌’이란 지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양진우 목사는 20여 년 전 이곳에 초이화평교회를 개척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손길이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찾아가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2017년 12월, 원인 모를 대형 화재가 발생해 교회 건물이 전소됐다.     
 
다행히 교회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이웃들의 도움으로 3층 건물 중 1층을 복구해 예배공간을 겨우 마련했다. 지역 주민들 중 교인이 아닌 불교신자나 무당까지도 교회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임시 천막을 지어주기도 하고 기부금을 모아 헌금하기도 했다. 이웃들의 도움은 양 목사의 평소 섬김 덕분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양 목사는 평소 철거민이나 도시빈민들이 오갈 데 없을 때 지낼 곳을 제공해주기도 했으며 지역 화재 당시 이주민들의 거처를 마련해주고 섬겼다.
 
하지만 이웃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피해를 입은 교회 건물주와 주변인들의 소송으로 교회당 복구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재 수사 당시 정확한 발화점을 찾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기 때문에 교회의 탓으로 볼 수 없어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도성건설 사장 김길오 장로는 “초이화평교회가 이 화재의 최대 피해자인데 왜 주변에서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지 이해가 안 간다”며 “욥처럼 완전히 밑바닥까지 잃어버린 초이화평교회 성도들이 밤낮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은혜를 받는다”고 전했다.
 
양 목사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은 성도들을 위해선 직접 심방에 나서며 영혼 구원을 위한 사역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엔 산골짜기 컨테이너박스에 거주하는 성도가 ‘예배하고 싶다’는 말에 심방하고 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폭우로 끊긴 비탈길을 내려오다 미끄러진 것이다.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지만 오히려 쉼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며 ‘한 영혼’을 위한 기도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다 필요 없고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며 “가난한 이들이 굶지 않고 교육도 제대로 받아서 그들이 웃게 되는 것이 내 기도제목”이라고 말했다.
 
초이화평교회 성도들은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예배를 향한 갈급함으로 늘 기도에 전념하고 있다.교회를 10여 년간 섬기고 있는 임헌복 권사는 “교회가 빨리 복구돼서 안전하게, 마음 놓고 기도하며 신앙생활 할 수 있게 해주시는 게 기도제목”이라고 호소했다. 그들의 예배를 향한 갈망은 절망적 현실을 희망과 감사로 바꾸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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