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 수립 71주년(9·9절)을 맞았지만, 대규모 행사 없이 넘어가는 모양새다. 태풍 '링링' 때문에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 데다 올해가 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정주년이 아니어서 관련 행사를 최소화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열린 9·9절 행사는 성대하게 열렸다.(사진제공=연합뉴스)

 

9일 오전 북한 매체들은 9·9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일제히 내보낼 뿐 관련 행사는 보도하지 않았다.

 

매체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우호국가 정상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1948년 김일성을 내각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된 9월 9일을 정권수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정주년이었던 지난해 70주년에는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고위급 외빈을 대거 초청하고 열병식과 군중시위, 집단체조 등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김정은 위원장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정주년이 아닐 때는 열병식 없이 중앙보고대회와 연회 위주로 비교적 소규모 행사를 치렀다.

 

 ▲지난 8일 북한 오수용 당부위원장이 태풍 피해 현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는 9·9절 직전에 북한을 통과한 태풍 때문에 크게 경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13호 태풍 링링은 지난 7일 북한을 관통했다. 태풍은 총 8명의 사상자를 내고 여의도 면적(2.9㎢)의 157배에 달하는 농경지에 피해를 줬다. 피해 집계가 끝나면 피해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심각성을 인지한 김정은 위원장은 태풍 상륙 전인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소집해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으며, 당과 정부 간부들도 피해 현장에 총출동해 복구 작업을 지휘했다.

 

이날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도 일제히 태풍 피해 복구에 한 사람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진두지휘로 태풍 피해가 최소화돼 인민들이 감동했다며 최고지도자의 '헌신'과 '영도력'을 부각하고 일심단결과 내부결속을 당부했다.

 

노동신문은 "영도자와 인민의 일심단결만 있으면 이 세상에 당해내지 못할 대적도, 점령 못 할 요새도 없다는 것이 공화국의 70여 년 역사가 가르치는 철리"라며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하여 힘차게 싸워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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