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좌절에 빠지거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고난의 가시밭길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어진 고난의 길을 헤쳐 나가는 사례들은 은혜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별기획 ‘복음이 희망이다’에서는 고난 중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의 열매를 맺어나가는 가슴 따뜻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당뇨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고 신장투석을 받고 있는 이동근 집사와 아내 김은미 집사(우). 아내 김 집사는 지난 7월 22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데일리굿뉴스

집안 유전에 의한 당뇨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 강북제일교회(담임 황형택 목사)에 출석하는 이동근 집사(54).

그는 현재 당뇨합병증으로 시각을 잃은데 이어 신장도 좋지 않아 매주 3회씩 신장투석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있다. 거기에다 지난 1996년 결혼해 건강이 좋지 못했지만 오순도순 사랑의 나눴던 부인 김은미 집사(51)마저도 지난 7월 22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힘겨운 삶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하나님만 의지하며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한다.

이 집사는 유전에 의해 부친과 여동생마저 당뇨로 세상을 떠났고 자신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아당뇨로 고생했다. 하지만 농촌 태생인 그는 제대로 된 치료 한 번 받지 못했다.

18세에 서울에 올라와서 중식당에서 일하면서 지난 1996년 아내 김은미 집사를 만났다. 사실 아내 김 집사도 건강이 좋지 못했다. 심장에 문제가 있었고 역시 당뇨 증세와 치아 질환, 비만 등 여러 합병증이 있었다.

소아당뇨 증세로 고생할 때부터 치료가 소홀했던 만큼 결혼이후 1년 반 만에 이 집사는 당뇨 합병증에 의해 완전실명이 됐다. 시력회복을 위한 안과 수술을 받았지만 떨어지는 시력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30대로 한창 일할 나이에 그는 활동에 큰 제약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 그에게 아내 김 집사가 그의 눈과 발이 되지 못했더라면 도저히 하루도 버틸 수 없을 지경이었다.

“여동생의 친구였던 아내와 한 직장에서 일하게 된 것이 인연이 돼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1996년 SK에서 50쌍 합동결혼식을 워커힐에서 치러줘 아내와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결혼 후 얼마 안 돼 시력을 잃어 좌절되기도 했고, 비록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매주 세 번씩 신장투석을 위해 병원을 찾을 때는 아내 김 집사는 그의 손발이 됐다. 병을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생활을 위해 9년 전부터 고대안암병원에 신장과 췌장 이식 수술 대기자로 올리고 기다리고 있지만 그가 원하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아내 김 집사가 그의 곁을 떠나게 된 것도 그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심장도 좋지 않고 비만이었던 아내를 위해 운동 삼아 산책을 다니기도 했는데 언덕길도 아닌데 평소와 달리 숨이 차고 호흡을 힘들어 하던 아내 김 집사. 병원에서 일주일 분의 약을 지어 복용하고 이후 심장내과에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그 결과를 미처 보지 못하고 아내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집에서 잠을 자던 중 호흡곤란을 호소해 긴급히 응급병실을 찾았고 심폐소생술을 통해 의식을 회복했으나 5분 후쯤 감겨진 눈을 다시 뜨지 못하고 이 집사의 곁을 떠나간 것이다.

“아내가 떠난 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좌절감이 덮쳤습니다. 아내가 없으니 새벽기도도 갈 수 없고 신장투석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다행히 구청을 통해 긴급도우미를 구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하지만 아내가 있을 때보다 생활면에서 불편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래도 하나님께서 이 모든 어려움을 잘 극복하게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이 집사는 현재 기초수급대상자로 구청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에게 교회는 또 다른 그의 보호막인 셈이다. 교회의 관심과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지만 하루라도 속히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늘 기도합니다. 저를 위해 많은 성도들이 중보기도해 주신다면 더 없이 감사드릴 뿐입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