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좌절에 빠지거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고난의 가시밭길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어진 고난의 길을 헤쳐 나가는 사례들은 은혜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별기획 ‘복음이 희망이다’에서는 고난 중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의 열매를 맺어나가는 가슴 따뜻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본지는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사역하다 낙상사고로 중태에 빠진 김경중 선교사의 사연을 소개한 바 있다. 기사를 보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근황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있어 김경중 선교사가 있는 병원을 다시 찾았다. 병원만 바뀌었을 뿐 호전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3일 뒤 부인 이평순 선교사로부터 “인공호흡기를 떼고 자가 호흡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중태에 빠졌던 김 선교사는 상태가 좋아져 현재 자가 호흡을 할 수 있게 됐다. ⓒ데일리굿뉴스

 

“어제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산소공급으로 숨을 쉬었는데 상태가 좋아져서 오늘 아침 산소호흡기도 뗐어요. 아직 방심하면 안 되지만 이 상태면 며칠 뒤엔 온전한 자가 호흡이 될 것 같아요.”

 

지난 8월 20일 이 선교사는 김 선교사의 근황을 이렇게 전해왔다.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란 믿음으로 묵묵히 곁을 지키며 기도에 힘쓴 결과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 선교사는 의식 불명 상태였다. 낙상사고 후 목 뒤 신경이 손상됐고, 뇌출혈까지 겹쳐 상태가 심각했다. 의사에게선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 선교사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많은 분의 기도와 후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작은 자를 통해 일하셨어요”

 

매일같이 기도로 남편의 곁을 지킨 이 선교사는 김 선교사가 온전히 회복되고, 함께 사역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작은 이’로 불리며 어린이 사역에 매진했던 두 부부 선교사는 시에라리온에서 CEM(Children Education Mission) 초등학교·유치원, 교회와 기숙사(교사 및 장학생) 사역을 해왔다. 김 선교사는 GOODTV 글로벌선교방송단 선교사 기자로 활동하며 사역지 소식을 알려오기도 했다.

 

시에라리온은 전쟁과 질병으로 폐허가 된 지 오래인 데다 아이들 교육 환경도 열악하다. 학교운영비가 없어 건물만 남은 학교도 많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기독교 학교를 짓기까지는 만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처음 증여받은 땅이 무른 땅이라 토지를 다시 물색해야 했고,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1년 동안 사역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건물을 지을 돈도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면 되더라고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는데 재정도 필요할 때마다 채워주셨어요. 건물 공사를 우기 철에 했는데 비 안 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면 정말 비가 안 오고 정확히 공사가 끝나고 비가 내렸어요.” 이 선교사는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두 선교사 부부가 세운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데일리굿뉴스

 

“씨앗을 심었으니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죠”

 

현재 사역은 현지인 리더들이 대신하고 있다. 이 선교사가 틈틈이 현지와 소통하며 일을 점검하고 있지만 다시 들어가지 않으면 책임자가 없어 학교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선교사는 하루 빨리 시에라리온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만나길 소망하고 있다.

"아이들이 수업 전에 항상 외치는 구호가 있어요. I love Jesus! I love Sierra Leone! I love school! I love parents! I love teacher!  I love children! 아이들 목소리가 듣고싶네요."

 

“유치원,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크리스천 교육을 해도 중고등학교 대부분은 무슬림학교라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저랑 김 선교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 배운 성경 말씀을 잊지 않고 복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중고등학교도 세울 수 있게 기도하고 있었어요.”

 

현재 김 선교사의 지속적인 치료 문제와 재정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이 선교사는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지키시고 인도하셨기 때문에 계속 책임져 주실 것을 믿는다”며 “김 선교사가 회복되고 시에라리온 사역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로 동역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경중 선교사가 설계한 CEM유치원. 부부가 직접 페인트칠도 했다.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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