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순결 못 지킨 나, 시선이 두렵다”

조유현 기자(jjoyou1212@goodtv.co.kr) ㅣ 등록일 2019-08-23 18:14:51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확대 축소

#“연애는 4명이랑 했는데 성관계는 7명이랑 했어요.”
모 대학의 학생인 박 씨는 사귀는 사람 외에도 클럽이나 술집에서 만난 사람과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가졌다. 박 씨는 “마음은 없지만 몸이 끌릴 때가 있다”며 “서로 합의된 경우에는 욕구를 절제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직장인 유 씨는 3개월 째 연애 중이다. 연애를 시작하고 몇 주가 채 안돼서 유 씨와 여자친구는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둘은 첫 성관계를 가졌다. 유 씨는 “여자친구도 나도 나이가 있고 경험도 많아 2주도 오래 기다린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성 문화가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기독 청년, 빛바랜 혼전순결

한국의 성 문화가 날이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 2030 세대 대부분이 사귀는 사이의 혼전성관계는 물론, 관계가 없는 사람과의 잠자리도 즐길 수 있다고 답변했다. 기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복음주의협회(NAE)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8~39세 사이 기독교 미혼 청년의 80%가 혼전 성관계를 이미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태신앙인 김 씨는 “과거에는 결혼 시기가 빨라 혼전순결을 지킬 수 있었을 지 모르지만 결혼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는 요즘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평균 결혼 연령이 30세를 훌쩍 넘어선 시대에서 혼전순결은 그저 ‘고리타분한 성경 얘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역자들은 혼전순결이 ‘무시해도 될 고리타분한 옛날 얘기’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섹스와 결혼을 논하는 ‘숨기지 마라’ 책의 저자 송준기 목사는 성경 속에 혼전성관계를 금한 구절들이 명백히 있다고 소개했다. 히브리서 13장 4절에는 ‘모든 사람은 결혼을 귀히 여기고 침소를 더럽히지 않게 하라 음행하는 자들과 간음하는 자들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라’고 적혀있다. 출애굽기 22장 16절에는 ‘사람이 약혼하지 아니한 처녀를 꾀어 동침하였으면 납폐금을 주고 아내로 삼을 것이요’라고 명시돼 있다.
 
송 목사는 “혼전순결을 지키냐 안 지키냐는 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매뉴얼대로 사느냐 안 사느냐”라며 “매뉴얼을 거부하고 혼전관계를 한다면 그에 뒤따르는 삶은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성경이 결혼 이전의 성 관계를 명백히 금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성관계 죄책감 교회에 털어놓지 못해

 
성 관련 사역자들은 많은 크리스천 청년들이 혼전관계 후 죄책감에 상담을 요청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몸을 버렸다’, ‘더러워졌다’, ‘순결을 잃었다’고 토로한다.
 
송준기 목사는 책을 펴낸 후 많은 모르는 이들이 그에게 성 관련 고민을 보내와 상담해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본 교회의 목회자와의 상담이 부담스러워 전혀 관계가 없는 송 목사를 찾는다는 사실이다.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있는 최 씨는 첫 번째로 만난 비기독교인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가졌다. 이후 사귀고 있는 두 번째 남자친구는 모태신앙으로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성관계를 가지게 됐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청년부 리더로 알려져 있는 최 씨는 “교회에 솔직하게 털어놓았을 때 정죄 받는 시선이 싫고 문제 있는 사람을 직분자로 세우진 않을 거라 생각해 말 못한다”고 토로했다.
 
또 교회에 열심인 이 씨는 교회를 다니지만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성적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어쩌다 보니 잠자리를 갖게 됐는데 신앙이 있음에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생겼다. 하지만 교회 사역자나 리더에게는 시선이 두려워 말 하지 못했다.
 
이처럼 마음 속에 찔림은 있어 고민하지만 공동체에서 받을 시선이 두려워 건강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
 
성 상담 전문가들은 “빛 가운데로 죄를 드러내고 공동체에 함께 기도 요청을 하지 못하는 것이 반복되는 죄를 만들어내는 이유 중 하나 일 수 있다”며 “일대일 목양 시스템으로 청년들이 죄를 털어놓고 회개할 수 있도록 품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