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의 과거 만행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잇달아 관객을 찾는다. 최근 국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한일관계가 악화하는 시기인 만큼, 개봉하는 영화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일본의 과거 만행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확산하는 반일감정, 극장가도 영향줄까

'보이콧 재팬' 움직임 등 한국과 일본의 감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미 있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유튜버 미키 데자키가 일본 우익 또는 민족주의자,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왜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숨기고 싶어하는 지'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피해자들의 이야기 대신 위안부 문제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빽빽하게 교차시켰다.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위안부 문제를 조명하면서 관객들에게 판단을 맡긴 것이다.
 
그러면서도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를 숨기고 싶어하는 우익의 실체를 집요하게 쫓는다. 이에 지난 4월 일본 개봉 직후, 우익 인사들이 상영중지를 요청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 같이 위안부 문제의 민감한 얘기를 들춘 감독의 용기는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일본에서 위안부 이슈는 굉장히 말하고 싶지만 터부시된 이야기"라며 "말하고 싶은 걸 말할 수 있다는 것, 권력자를 비판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내달 8일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의 여정을 담은 영화 '김복동'이 개봉한다.
 
9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에도 전 세계를 누비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가지고 싸워온 김복동 할머니의 발자취를 담았다. 김 할머니를 통해 아직 끝나지 않은 비극적인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조명한다.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배급사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는 "김복동 할머니는 대한민국 최초의 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다"며 "김 할머니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조명하고 이들이 아베의 사죄를 원한다는 점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는 아니지만, 오는 9월 개봉하는 다큐 영화 '우키시마호'는 일제의 다른 만행을 고발한다. 해방 후 강제로 징용된 조선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군함이 폭침당해 8천여명의 조선인이 목숨을 잃은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다룬다.
 
역사적 항일 투쟁을 다룬 상업영화도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제 강점기인 1920년, 한국 독립군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처음 대규모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를 스크린에 옮겼다. '세븐데이즈', '용의자'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과 충무로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이 뭉쳐 올 여름 기대작으로 꼽힌다.
 
원신연 감독은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닌 모두가 함께 승리한 전투라는 점에서 '봉오동 전투'를 주목했다"며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최초로 승리한 전투기에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한일 갈등 속에서 개봉을 앞둔 다수의 영화들. 3·1운동 100주년에 국내 반일 정서까지 겹쳐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주제의식이 조명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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