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기관인 국회가 7월 17일 제헌절 71주년 경축식을 열어 초대 헌법 제정의 의의를 기렸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7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1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경축사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이번 제헌절 경축식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법치주의와 헌법 정신 수호를 다짐하는 경축사와 함께, 유경현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의 기념사, 1948년 상황 재연극 등 경축 공연으로 펼쳐졌다.

특히 문희상 국회의장은 제헌절 경축사에서 최근 개헌과 맞물려 여야의 꼬인 정국상황을 보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개헌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를 위한 여야 지도자의 중대 결단을 촉구했다.

문 의장은 경축사에서 "20대 국회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촛불 민심에 아직도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부 아니면 전무인 승자독식의 권력 구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현실에서 20대 국회의 개헌 골든타임은 지났다"면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특단의 결심을 하지 않는다면 동력을 다시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여야 정치지도자들의 중대 결단을 기대해 보려 한다"면서 "개헌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라는 것을 정치인 모두가 각인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특히 "지금의 정치는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라고 말하기 어렵다. 정쟁과 이분법의 늪에 빠져 공전이 아닌 공멸의 정치로 달려가고 있다"면서 "국회는 멈춰서기를 반복하고, 개헌과 개혁입법은 진척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신뢰도는 최악이며 국민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급기야 국회 스스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국민 소환제 도입 주장에 진정성을 담으려면 개헌 논의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제헌 71주년인 2019년은 3·1 독립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대한민국은 역사적 대전환점에 서 있다"면서 "그러나 한 해의 반이 지난 지금, 새로운 100년의 희망만을 가리키기에는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100년 전 우리는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지금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강대국들의 국제 관계 속에서 평화와 경제를 지켜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고도 했다.

문 의장은 "지금 국회에서는 포용의 정치가 절실하다. 여야는 국정의 파트너인 동시에 경쟁자"라며 "신뢰받는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은 양보하며 경쟁하고, 신뢰받는 대안 정당이 되기 위해 야당은 협조하며 경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회가 살아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살았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자"면서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을 선택할 줄 아는 성숙한 정치를 기대한다. 포용의 정치로 의회주의를 바로 세우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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