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 영주하기 위해 입북했다고 보도된 최인국씨는 남북 분단과 현대사의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복잡다단한 가족사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0년 8월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한 어머니 류미영씨와 상봉하고 있는 최인국씨(사진 제공=연합뉴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7일 개제한 기사에서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해 7월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보도대로라면 최인국씨도 '월북'을 택했던 부모의 전철을 밟은 셈이다.
 
최씨의 아버지인 최덕신은 남한에서 외무장관까지 지낸 최고의 엘리트였지만 미국 망명 중이던 1986년 4월 아내 류미영과 함께 북한으로 영구 이주했다.
 
최덕신은 국군 제1군단장에 이어 박정희 정권에서 외무장관과 서독 주재 대사를 역임하며 '반공 인사'의 길을 걸었고 이후 천도교 교령도 지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갈등 등으로 1976년 8월 부부가 함께 미국에 이민했다.
 
이후 최덕신은 수차례 방북하며 김일성 주석을 만났고 결국 월북을 선택했다.
 
최덕신 류미영 부부는 북한에서도 고위직을 지냈다. 최덕신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고 류미영도 1989년 남편이 사망한 뒤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을 지냈다.
 
최덕신 류미영 부부가 북한으로 이주하면서 최인국씨를 비롯한 자녀들과 남한과 북한, 해외 등으로 흩어진 '이산가족'이 됐다.
 
최인국씨는 성묘를 포함한 가족 상봉 목적으로 12차례 방북했다. 2016년 11월 류미영 사망 당시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방북했으며 2017년 1주기, 지난해 2주기 때도 북한을 찾았다.
 
당시는 모두 정부의 방북 승인을 받았다. 2017년 당시 방북은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 국민 개인이 북한의 초청장을 받아 방북한 첫 사례였다.
 
최씨의 입북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70대의 고령인 점과 "선친들의 유해가 있는 북한에 영주하기 위해 왔다는 등의 도착소감을 밝힌 것에서 볼 때 개인적인 차원의 동기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정부는 최씨가 허가 없이 불법으로 북한에 간 것이라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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