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독교인의 혐오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눈길을 끈 점은 동성애자에 대한 기독교인의 혐오 정도가 타 종교인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교계 안팎에서 동성애가 죄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혐오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성애 문제에 대처하는 교회의 올바른 대응은 무엇일까. 관련 내용을 살펴봤다.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를 향해서 정죄하기보다 하나님의 형상을 대하는 자세나 성경에서 언급하는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데일리굿뉴스

동성애, 사회적으로는 '인권' 성경에서는 '죄'

UN은 지난해 한국사회에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다며 세계인권선언에 따른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다. 동성애가 성적 지향의 일환으로, 또 인권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탈동성애 사역을 하고 있는 갈보리채플 서울교회 이요나 목사는 동성애자가 인권 보호의 대상이란 인식이 생겨난 것 자체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이요나 목사는 "1973년에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고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결정됐고 그 다음부터는 동성애 문제에 접근하는 길이 두 가지 밖에 없었다"며 "하나는 기독교에서 죄로 보는 경우와 또 하나는 동성애자들이 동성애는 천성적인 하나의 성 취향이라고 주장하며 인권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동성애를 성 정체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 있다. 해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회적으로는 오히려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하지만 동성애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반하는 죄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 목사는 "동성애를 죄가 아니라고 하는 입장은 두말할 것 없이 성경과 어긋난다"면서 "기독교인들은 동성애를 포함한 모든 죄에 대해서 구약이 율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하는지, 또 신약에서는 복음적 측면에서 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성애 논란…"진리 전하되 사랑으로 전해야"

교계 전문가들은 교회가 먼저 성경적으로 동성애가 죄라는 것을 명백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동성애자만 죄인은 아니며 모든 사람이 전부 죄인이라는 인식 또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성애자만 특별한 죄인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의인'이라고 하는 오류에 빠지면 기독교인들이 자칫 혐오의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빛과소금교회 신동식 목사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 때문에 존중 받아야 될 존엄한 존재이다. 다만 죄를 지었기 때문에 생겨난 왜곡된 부분은 회복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동성애자들에게 진리를 전하되 이 때 사랑의 마음이 분명하게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진리를 바르게 전하는 것이 아니"라고 권면했다.

즉 동성애자를 향해서 욕이나 저주를 하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을 대하는 자세가 아니고, 성경이 말하는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는'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크리스천 탈동성애자들에 따르면 '동성애는 죄'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그들이 정죄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말하는지, 아니면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망과 권면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전자의 경우는 오히려 교회에 대해 적대감과 반감을 일으키고 복음을 듣지 않으려고 마음과 귀를 닫게 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뿐이다.

신 목사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죄인이라고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당신은 죄인이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구원받아야 하는 죄인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 그래요, 제가 죄인이군요'라고 순순히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동성애자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접근하는 방법에는 지혜롭고 치밀한 준비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성애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만큼 교회의 지혜로운 대응과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경은 이웃을 정죄하고 판단하기보다 인내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진리를 전하되 사랑으로 전하라'. 동성애 논란에 직면한 오늘날의 교회가 되새겨야 할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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