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졌다.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여전히 ‘모든 낙태를 반대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낙태 허용여부 기준을 묻는 설문조사 응답 결과ⓒ성산생명윤리연구소

‘모든 낙태 반대’ 29%로 가장 많아···‘무조건 낙태 허용’은 17.5%에 불과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낙태 허용 시기’를 묻는 질문에 ‘산모 건강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곤 모든 낙태를 반대’한다는 답변이 29%로 가장 많았다. 이는 ‘무조건 낙태를 허용 한다’는 17.5% 응답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임신 초반부인 12주까지는 허용 한다’는 답변은 23.4%,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6주 이전까지 허용 한다’는 답변은 22.7%였다.

세대별 인식 차이 뚜렷

세대별로도 낙태에 대한 입장 차가 뚜렷했다. 낙태 허용 여부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연령이 높아질수록 ‘산모 생명 위험을 제외하고 모든 낙태에 반대 한다’는 입장이 많았다. ‘산모 생명 위험을 제외하고 모든 낙태 반대’에 응답한 60세 이상의 비율은 40.1%였던 반면 19-29세는 18.9%였다.

‘만약에 낙태가 제한적으로 허용될 경우 우려되는 점이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도 세대 차는 드러났다. 60세 이상에서는 ‘태아의 생명권은 여전히 침해’ 답변이 가장 많았고, 19-29세에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침해’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를 두고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이명진 소장은 “교육의 부재”가 세대별 응답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젊은 세대일수록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교육을 받지 못하다보니 얼마나 내 몸과 생명이 소중한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낙태’ 가장 우려

‘만약에 모든 낙태가 허용될 경우 우려되는 점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33.8%가 ‘무분별한 낙태 증가’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청소년 임신 증가’, ‘낙태강요 증가’, ‘우려되는 점이 없다’, ‘원치 않는 임신 증가’ 순이었다.

다만,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 두 명중 한 명은 입양보다 낙태를 선택한다고 밝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응답자에게 ‘원치 않는 임신이고 아기를 양육할 의사가 없을 때 낙태와 입양 중 어떤 선택이 좋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9.6%의 응답자가 낙태를 선택했다.

낙태 예방에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성교육’이 1위로 꼽혔다. ‘성윤리가 바탕이 된 성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다. 강력한 남성 책임법 도입, 미혼모의 사회·경제적 지원 강화, 산모의 신상을 비밀로 하는 비밀출산법 도입이 뒤를 이었다.
 
 ▲낙태 시술 거부의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 응답 결과ⓒ성산생명윤리연구소

10명 중 8명 ‘의사 양심과 신념 존중해야’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직후, 논란이 되는 지점은 또 있다. ‘의사에 양심과 신념에 따른 낙태 시술 거부권’이다. 헌재 판결 후 한 산부인과 의사는 ‘낙태시술 거부권을 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민들은 ‘의사에 양심과 신념’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의사들 중, 양심과 신념에 따라 낙태시술을 거부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7.8%가 ‘의사의 양심과 신념을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무조건 시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12.7%에 불과했다.

이 소장은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 대해 “사람들은 헌법재판소에서 내려진 결정이 곧 윤리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법의 결정이 중요한 것이고, 크리스천은 삶과 신앙이 분리된 사고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운동연합 김길수 사무총장은 “낙태를 개인의 권리라고만 생각한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태아의 생명은 물론이고 영아, 유아, 어린이, 성인의 생명을 파괴하는 일이 도미노처럼 일어나 생명경시풍조가 만연해질 것”이라며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생명 존중에 대한 설교를 강단에서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도들은 약자 중 약자인 태아의 생명 보호가 이 시대 한국교회에 하나님이 주신 사명임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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