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단체 '아프리카 클린업 이니셔티브'가 수업료로 낼 폐플라스틱을 싣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나이지리아의 경제 수도 라고스에 사는 32살의 여성 오리올라 올루와세이는 저소득층 거주지 아주군레의 분주한 거리를 누비며 쓰고 난 플라스틱병을 수집한다.

네 아이 엄마인 올루와세이는 이렇게 해서 모은 플라스틱병을 한 달에 두 번 8살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가져다준다.

이들 재활용품은 무게를 재서 수업료 대신 쓰이기 때문이다.

아주군레 시장에서 차 엔진오일 거래로 얼마 안 되는 돈을 버는 올루와세이로서는 연간 수업료 1만 8,000 나이라(약 5만 8,000원)를 감당하기에 벅찬 실정에서 이는 크게 도움이 된다.

올루와세이는 2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새로운 학기가 막 시작할 때마다 때때로 돈이 한 푼도 없어 걱정이 많았다"고 이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딸아이 학교가 최근 비정부기구 '아프리카 클린업 이니셔티브'(ACI)와 제휴를 통해 플라스틱병을 학교 수업료로 받아주기 때문에 그는 수업료 부담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ACI는 '리사이클스페이'(RecyclesPa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층 거주지에 있는 학교들과 협력, 학비 부담이 어려운 부모들을 이처럼 지원하고 있다.

올루와세이는 "딸아이 학교가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소개해줘 가입하게 됐다"며 수업료 부담을 줄이면서 아이 학교가방이나 신발, 책들을 살 수 있게 됐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리사이클스페이 프로그램은 폐플라스틱병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돈이 없어 학교에도 갈 수 없는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2017 오션 아틀라스'(2017 Ocean Atlas)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세계 플라스틱 오염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라고스의 강이나 바다에 매년 45만 메가톤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지는 실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또 나이지리아는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인 8,700만명이 하루 1.90 달러(2,200원) 미만으로 살아갈 정도로 빈곤한 국가이기도 하다.

덩달아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어린이만도 1천50만명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유니세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고스의 5개 학교에서 리사이클스페이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1,000명 이상의 학생이 혜택을 받고 있다.

ACI 설립자인 알렉산더 아키그베(42)는 CNN 방송에 학교를 못 가는 학생 수를 크게 줄이고 플라스틱의 적절한 처리를 독려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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