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난민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어떻게 돌보고 섬길 것인지에 대한 교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난민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에 따르면 실제로 난민 중에는 복음을 접하고 회심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살펴본다.
 
 ▲소윤정·정은배 교수(아신대)가 실시한 난민 인식조사 결과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 87호 논문자료집(81~84p)에 실려 있다. ⓒ데일리굿뉴스, 그래픽=김민성 기자

한국복음주의신학회 논문자료집에 따르면 '국내 난민 증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사랑으로 돌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난민 선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난민 향한 실제적인 돌봄과 섬김 필요
 
난민을 긍휼히 여기고 돌봐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실제적인 관심이 부족한 것이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선교전문가들은 난민 상황을 부담이 아니라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한국교회 안에 난민을 섬기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내 난민 사역을 하고 있는 (사)피난처 이호택 대표는 "큰 관점에서 보면 전쟁이나 박해가 절대 유쾌한 상황이 아니고 그것이 인간의 죄로 인해 발생했다고 해도 예수님께서 상황을 다스리신다"며 "난민들이 다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어떻게 동정심과 사랑을 가지고 함께할 수 있을 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민 도울 대안, 함께 고민해야"
 
그렇다면 교회는 난민을 돕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정부가 난민들의 체류와 관련해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교회도 함께 난민을 도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예멘친구들을 위한 사마리안들 박준범 대표는 교회와 난민 사역을 하는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제언했다. 기독교단체들이 난민들이 가지고 있는 일자리 문제, 인권문제, 의료보험 문제, 체류에 대한 법적인 문제들을 정부와 함께 고민을 짜내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난민 사역에 대한 한국 교회의 참여도는 10~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며 "난민 사역 단체를 후원하거나 난민들을 정기적으로 만나서 식사하고, 문화나 세상의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고, 스포츠 경기를 함께 하는 것도 난민을 돕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L국에 있는 난민 사역 캠프에서 시리아 난민들이 기독교 단체의 도움으로 퀼트 직업 훈련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제공=ReHope)

난민들, 복음 듣고 회심...선교사 되기도
 
난민들 중에는 교회와 선교단체의 섬김으로 복음을 접하고 회심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전 세계 난민 사역의 현장에서는 난민 출신의 선교사가 다른 난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난민을 주축으로 한 교회가 세워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물댄동산수림교회 신종렬 목사는 "세계 곳곳에서 난민들에게 복음이 들어갔을 때 놀라운 열정으로 변화되어 세워지는 것을 보게 된다"며 난민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신 목사에 따르면 터키에 있는 이란 난민의 경우, 박해를 피해 와서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복음과 선교에 눈을 뜨고 선교사로 세워지고 있다. 이란 난민 출신 기독교인들은 터키 현지에 있는 교회와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른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가정 교회를 섬기고 있다고 한다.
 
신 목사는 "아프간 난민들은 난민 출신 선교사들의 헌신과 기도로 가정교회를 개척하기도 한다"며 "1400년 동안 닫혀 있던 이슬람 선교의 문이 난민을 섬기고 돌보는 일을 통해서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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