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 2만여 명이 밀집된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시장. 이곳에는 국내 체류 중인 이른바 조선족(중국동포)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동포사랑교회가 있다. 17년 째 이들의 정착을 돕고 복음을 전하고 있는 동포사랑교회 이순기 목사를 직접 만나 그의 사역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역 교회와 성도들이 기증한 물품을 동포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희망나눔가게. 수익금은 선교사역에 사용한다.ⓒ데일리굿뉴스

신앙정착에 도움주는 동포사랑교회

동포사랑교회 이순기 목사는 1996년 중국에서 탈북자를 처음 만나 북한 선교에 뜻을 품었다. 중국동포들이 탈북민을 돕는 것을 보면서 중국동포를 통한 중국 선교와 북한 선교를 꿈꾸게 됐다.

조선족을 향한 그의 비전은 2003년 중국동포교회 개척으로 이어졌다. 교회는 중국에서 이미 하나님을 만난 조선족들의 영적 안식처이자 믿음이 없던 동포들의 신앙생활의 초석이 됐다. 이 목사는 “교회 이름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찾아온 분이 많다”며 미소지었다.

당시에는 중국동포들이 임금체불, 산업재해, 폭행, 사기, 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도 도움을 주는 곳이 교회 밖에 없었다. 이 목사는 그들을 상담하고 인권 문제에 대응하며 접점을 늘려갔다. 
 
동포교회가 운영하는 무료 치과 진료소와 희망 나눔 가게도 교회와 동포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무료 치과 진료소는 이 목사의 사역을 돕던 치과의료선교회 청년들의 봉사에서 시작됐다. 하루만 장소를 빌려서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2008년부터는 교회 옆 건물에서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운영하고 있다.

발치, 충치, 스케일링, 신경치료 등으로 매달 30명정도의 환자가 치료를 받으러 온다. 지금까지 12년 동안 약 2800명의 동포들이 무료진료를 받았다.

희망 나눔 가게는 지역 교회와 성도들이 기증한 의류와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내부에는 작지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옷을 사러 온 동포들은 이곳에서 낮잠도 한숨 자고, 상담도 받는다.

희망나눔가게는 일찌감치 중국 동포들의 사랑방이 됐다. 수익금으로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중국동포들이나 선교사들을 돕고있다.

도움 받던 동포들, 선교사역에 앞장서다

교회는 동북아성서신학원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예장통합 영등포노회 성서신학원 분원으로, 현재 11명의 신학생들이 이 곳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다. 동포만을 위한 신학원은 교단 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이 목사는 "중국 동포들이 신앙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개인적인 어려움을 해결한 뒤에 교회를 떠나는 게 안타까웠다"며 신학원을 운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11명의 신학생들이 이 곳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동포 사역자를 30명 가량 배출했다. 학생들은 졸업 후 동포사랑교회에서 전도사나 구역장으로 섬긴다. 중국으로 돌아가서 현지 교회와 선교사들을 돕기도 한다.

한편, 중국 동포들의 신앙 정착을 방해하는 움직임도 있다. 이 목사에 따르면 '전능신교'라는 이단이 일자리와 쉼터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중국 동포들을 미혹하고 있다. 중국 동포들이 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들을 향한 한국 교회의 기도가 절실하다.

이 목사는 “이들을 신앙으로 잘 양육해서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세우는 게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사역”이라며 “이들이 한 명의 선교사가 돼서 중국의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도록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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