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장 씨(27)는 얼마 전부터 H백화점 문화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다. 퇴근 후 취미생활을 찾다가 회사 동료 추천으로 문화센터 베이킹 강좌를 등록했다. 실제로 수업에 가보니 2030 세대 남녀가 절반이 넘었다. 아빠와 딸이 함께 듣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수업에 만족한 장 씨는 다음 달 강좌까지 결제했다. 경쟁이 치열해 한 달 전에 예약을 해놔야 맘 편히 들을 수 있다.
 
 ▲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베이킹 수업을 듣고있는 직장인 장 씨. ⓒ데일리굿뉴스

문화센터 찾는 직장인 늘어

퇴근 후 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 직장인이 많아졌다. 문화센터에 다니는 직장인, 이른바 ‘직장인 문센족’을 잡기 위해 백화점도 열을 올리는 추세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부터 일하는 아빠 일명 ‘워킹대디’와 함께하는 강좌까지 우후죽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 52시간 근무 실행 후 직장인 문센족이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퇴근 이후의 삶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퇴근 후나 주말에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이런 수요에 맞춰 백화점 문화센터도 직장인 문센족을 겨냥한 강좌를 내놓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재테크 노하우, 직장인 음악교실, 요리교실 등이 그 예다. S백화점 아카데미의 경우 여름강좌가 벌써 대부분 마감됐다.
 
 ▲직장인을 위한 문화센터 여름 강좌 대부분이 마감됐다.ⓒ신세계 아카데미 홈페이지 갈무리

 
주 52시간 시행과 가성비 찾는 2030세대의 조합
 
통상 문화센터는 어린이나 주부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어린이와 함께 듣는 수업이나 주부들을 위한 요리교실이 주요 강좌였다. 하지만 주 52시간제 정착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워라밸’이 강조되면서 젊은 세대의 유입이 늘어났다.
 
실제로 주 52시간 근무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 백화점 문화센터 내 직장인 수강인원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H마트의 경우 ‘워라밸’ 관련 강좌 수강생이 주 52시간 근무 시행 전보다 47% 늘었다. L백화점도 비슷하다. 직장인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40% 늘었으며 특히 남성 직장인 수강생이 30% 이상 늘었다. 직장인 수요가 늘면서 문화센터도 직장인의 흥미를 끌만한 프로그램을 적극 편성중이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학원이나 개인 교습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취미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장 씨의 경우에도 일반 학원에선 주 1회 마카롱 15개를 만드는 수업이 14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문화센터에서는 2만원에 케이크를 만들 수 있었다.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세대에게 문화센터가 통하는 이유기도 하다.
 
주말에 문화센터 내 베이킹 강좌를 듣는 정 씨(34,남)는 “백화점에 위치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높은 수준의 제빵기술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문화센터를 찾는 남성들이 생각보다 많아 강좌를 듣는 것에도 부담이 없다. 다음에도 또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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