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낙태 경험을 당당히 고백하는 '#ShoutYourAbortion'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낙태 경험을 슬픔이나 부끄러움, 후회의 표현 없이 드러내는 운동이다. 2015년 9월 아멜리아 보노우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낙태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자’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반응은 뜨거웠다. 15만개 이상의 트윗이 달렸다. 한동안 잠잠한가 싶더니 최근 미국 내에서 낙태금지법 논란이 일며 다시 불붙었다.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글만 2만 건에 달한다.
 
 ▲미국 토크쇼 <비지투나잇>에서 비지 필립스가 "You Know Me"라고 말하고 있다.ⓒBusy Tonight 프로그램 갈무리
 
낙태 경험을 말하기 시작하다

올해 5월엔 '#YouKnowMe' 캠페인으로 번졌다. 미국 토크쇼 진행자 비지 필립스가 자신의 토크쇼에서 “YouKnowMe” 발언을 하며 시작됐다. 그는 <비지 투나잇>에서 “여성 4명 중 1명은 45세 이전에 낙태를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사람들은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당신은 나를 알고 있다(You Know me)”고 말했다. 필립스는 실제로 15살 때 낙태를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이 캠페인은 '#MeToo' 운동처럼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필립스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미투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여성들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이야기해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라며 “낙태는 공개적으로 말하기 매우 어려운 주제라 낙태반대론자만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우리도 진실을 가지고 그들처럼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 소셜미디어에 ‘유노미’ 해시태그를 단 낙태 고백 릴레이가 이어졌고,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엔 8만 6,000건의 낙태고백과 지지 글이 쏟아졌다.
 
국내로 확산 우려···생명존엄성 우선돼야

낙태 경험을 고백하는 열풍이 국내로 넘어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 페미니즘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는 데다 얼마 전 헌법 재판소에서 낙태죄 폐지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이 미국에서 시작해 우리나라까지 번진 것처럼 유사한 과정을 거칠 수 있다. 교계에서는 자칫 생명 경시풍조가 만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이상원 상임대표는 “기독교인은 사회의 대세가 곧 하나님이 원하는 참된 진리는 아니라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며 “생명의 존엄성이 세상에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행복이나 이익을 합친 것 보다 무겁고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 인식이나 대세와 상관없이 낙태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고 견실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낙태 찬성과 같은 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 인권을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김신애 목사는 “낙태가 여성의 삶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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