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편집자 주>
 
 ▲해병9여단 박다니엘 군종 목사가 '군종 목사와 함께하는 이웃사랑실천 봉사활동'을 통해 예비역 해병 선배를 병문안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지역 봉사 통해 사랑 전하는 박다니엘 군목과 해병대원

군필들에게 재입대하는 꿈은 악몽 중 악몽이라고 한다. 꿈에서조차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군대. 그런데 꿈을 위해 재입대를 선택한 이가 있다. 게다가 '귀신 잡는' 해병대에 두 번째 자원이다.

해병9여단 박다니엘 목사(31, 해병대 제주교회)는 군종 목사가 꿈이었다.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전도사 사역을 하던 그에게 군종 목사를 뽑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박 목사는 기도 끝에 해군에 재입대했다. 해병대를 전역한 지 7년 만의 일이었다.

2017년 임관한 박 목사는 지난해 현재 근무지인 제주도로 발령받았다. 많은 이들이 제주도에서의 군 생활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박 목사는 장병들에게 뜻밖의 문제가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관광지지만, 이곳 장병들에게는 고립된 근무지였던 것이다.

"근무자들을 위문하러 갔는데, 많은 장병이 삶이 너무 무의미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제주도엔 출퇴근하는 상근병이 많은데 사고를 좀 많이 쳤습니다. 어떻게 하면 해병대원들에게 활력을 주고 군사고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기도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군종 목사와 함께하는 이웃사랑실천 봉사활동'이었다. 박 목사는 부대장에게 허락을 받아 매주 금·토요일 장병들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자는 신청자 중 특별히 신병이나 부적응 장병, 군기교육대 장병 등 군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장병들로 먼저 선정했다.

봉사활동은 환경미화부터 농가복구 작업, 유기견센터 봉사, 예비역 해병 선배 병문안 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무엇보다 그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봉사활동이 진전될수록 장병들 모습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처음엔 단순히 외출하고 싶어 나섰던 장병들이 궂은일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마침 문제를 일으켜 군 내 구치소에 다녀온 장병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상담도 진행하는데, 처음엔 억지로 하니깐 싫어하던 장병들이 변해있었습니다. 돌아와서는 갔다 와서 좋았고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주요 활동으로 척수장애우의 목욕 봉사를 돕고 있다. 박 목사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직접 옮기고 목욕시켜 드린다"며 "사실 꺼려질 수 있는 일인데 장병들이 오히려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군인과 기독교에 마음이 닫혀있던 제주도민들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도민들은 "해병대와 목사님이 이런 일까지 할 줄 몰랐다"며 "손길이 절실한 곳에 앞장서서 나서주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박 목사는 제주해병 복음화와 지역 섬김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해 현재 제주기독해병전우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통해 제주 지역과 장병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