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없다' 말하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교회는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청년 이탈현상에 대한 교회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교회 청년들의 상황을 인식하고 청년사역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16일 오후 6시 30분 루터중앙교회에서 '교회와 청년 포럼'이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청년들 위한 공간 결여, 의사결정에서도 제외
 

"교회 안에서 청년은 존재가 아니라 대상이다. 교회공동체의 주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교육하는 대상으로 특징 지어질 뿐이다. 결국 머물 곳이 없는 청년들은 교회를 떠나게 된다. 안타깝게도 청년 선교에는 희망이 없다."
 
16일 오후 6시 30분 루터중앙교회에서 열린 '교회와 청년 포럼'에서는 청년 선교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 자리는 청년 선교를 진단하고 그에 따른 문제 해결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EYCK) 남기평 총무는 교회 안 청년들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청년들의 입장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대응 마련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남기평 총무는 "교회 내에서 청년은 그저 대상의 존재일 뿐"이라며 "의사결정 구조 방식을 살펴보면 청년은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 안에서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과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환경 자체가 청년들을 결국 교회 밖으로 내모는 원인이 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남 총무는 "세대 특성상 소속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년들은 교회 안에서 배제되는 환경 속에 소속감을 상실하고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며 "가족공동체의 성격이 강한 교회문화에는 이질감을 갖는다. 현 세대는 사생활을 터치 받길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화는 청년들에게 '신상털이'에 버금간다"고 말했다.  
 
전문성 결여된 청년사역, 장기적 개선 필요

이에 청년사역 전문가들은 청년들만을 위한 교회 환경을 조성하고 장기적인 개선책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목회가 보다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청어람 ARMC 양희송 대표는 "교회를 떠나 있는 청년들은 자기 앞길을 위해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데, 교회 청년들은 그러지 못하다"며 "이들은 실험과 도전을 감행하고 싶어도 교회의 온실 같은 환경 속에서 에너지를 소진하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사역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년들이 신앙훈련을 받고 싶어도 전문 사역자가 부족하고, 실천적인 전략이 부재하다"며 "제도적인 결함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임기응변 식으로 근시안적인 양육을 해왔다면,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청년들의 필요를 교회가 채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교회 밖으로 나간 청년세대를 위한 실험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됐다. 실제로 지금 청년들의 이탈현상과 함께 교회를 떠나 표류하는 '가나안 성도'들이 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가나안 성도는 기도교인 수가 1,000만이라고 가정했을 때 100만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230만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희송 대표는 "교회를 떠난 청년들과 얘기하다 보면 자기 신앙보호를 위해 교회를 떠나는 역설적인 선택을 한 경우가 많다. 결국 청년들 사이에서 영적 갈증이 여러 양상으로 표출돼다가 교회를 이탈하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이들에 대해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 지 실험적인 대안을 찾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청어람은 '가나안 성도'가 증가하는 것에 주목해, 가나안 성도를 위한 수요예배를 기획, 지난 6년간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이 예배는 예배드리는 것 외에는 일체 다른 일은 삼간다.
 
양 대표는 "가나안 성도의 특성을 적극 반영해 예배를 기획했다"며 "교제모임을 전혀 갖지 않고 '목회 따윈 하지 않는다'는 일념으로 예배를 진행했다. 그랬더니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졌는데, 목회자의 돌봄은 없지만 그 가운데서 성도들이 자연스런 관계를 형성하더라. 이런 변화들에 입각해 교회를 떠난 이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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