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한 가톨릭성당에서 총격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는 한국인 여성이 억류됐다 프랑스군에게 구출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 총격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부르키나파소가 이슬람 극단주의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르키나파소에 위치한 한 교회

억류 한국인 구출 이틀 만에 발생한 총격 사건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각 12일 부르키나파소 북부 다블로 지역 가톨릭성당에서 무장괴한들이 무차별하게 총격을 가했다.
 
이번 사건은 신부와 수십 명의 성도들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도중에 발생했다. 약 20명에 이르는 무장단체 남성들의 총격으로 신부와 성도를 포함한 6명이 숨졌다. 총격 이후 이들은 교회와 인근 상점과 의료시설들을 불태운 뒤 차를 타고 달아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야만적이고 비겁한 공격"이라면서 "주로 지역 내 대표와 지도자들을 표적으로 했다. 종교를 겨냥한 공격은 지역사회를 구덩이에 빠트리고 악의적으로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테러 단체를 비난했다.
 
유엔 안토니오 구테레스 사무총장은 "모든 예배당의 신성을 보호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안보 분야 개혁을 유지하고 국가적 화해를 촉진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부르키나파소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지역 주민들은 군인들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총격은 지난 10일 40대 한국인 여성과, 미국인 여성 2명, 프랑스 인질 2명 등이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프랑스군에게 구출된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총격의 주동자들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지목되고 있다. 정확한 범행 배후 단체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에 이슬람국가(IS)연계 조직들이 잠복해 있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교회 테러 급증 추세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배넹의 펜자리국립공원과 함께 사파리 관광 등 관광지로 알려졌던 부르키나파소는 이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이 빈번한 위험지역으로 거론된다.
 
부르키나파소에서 발생한 이슬람 무장세력 테러는 △2016년 12건 △2017년 33건 △2018년 168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AFP는 이 지역에서 2015년부터 기습 공격으로 인해 4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이 부르키나파소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급증한 1차 원인은 2011년 리비아의 몰락이다. 당시 민주화 시위로 카다피의 독재정권이 붕괴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들이 무기와 군인을 흡수해 치안이 불안한 사헬 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그 후 본격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장되면서 프랑스군 압박을 피해 상당수가 부르키나파소로 들어왔다.
 
부르키나파소에서 가장 큰 무장단체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 안샤르다. 주로 종교시설과 외국인들이 운영하는 회사를 공격한다.
 
외신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는 인구의 약 60% 이상이 무슬림이지만 최근에는 가톨릭 신자가 20%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교회와 성당을 대상으로 주일(일요일)에 발생하는 테러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번 총격사건 외 지난 5주 간 부르키나파소에서는 교회 대상 테러가 세 차례나 일어났다.
 
지난달 29일 부르키나파소 북부 한 개신교 교회에서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목사 등 신도 6명이 숨진 바 있다. 4월에는 인근 마을에 있는 가톨릭성당이 공격을 당해 4명이 숨졌다. 당시 성직자와 성도들은 무장단체로부터 이슬람교 개종을 강요 당했지만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 전문매체 IRIN은 "최근 IS와 알카에다 연계 무장 단체들이 부르키나 파소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폭력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무장단체가 집단적으로 행사하는 폭력은 전례 없는 인도주의 위기를 촉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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